박형준 공동위원장 "여러 案 검토한 결과 대통합신당 다수의견"...한국-새보수 내부 협의단계 남아
유승민 총선 불출마-한국당과 신설합당 선언 이후 새보수당 통준위 공동위원장단 첫 합류
새보수당 정병국, 한층 구체화된 개혁보수 개념 거론...이언주, "'광화문 정신' 자유통일당과도 합쳐야" 제안

2월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박형준 공동위원장(가장 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범(汎)중도·보수 야권통합을 위한 통합신당준비위원회(통준위)가 오는 16일 통합신당을 출범하기로 했다. 그러나 통합신당의 명칭은 '대(大)통합신당'이 될 것으로 보여, 신당의 모체가 될 자유한국당 지지층 등으로부터 거듭 이념지향이 드러나지 않는 졸속 당명(黨名)을 선택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전망이다.

박형준 통준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신당 당명에 관한 잠정적 합의안을 만들었다. 통합신당 출범식도 16일로 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통준위는 오는 20일쯤 통합신당을 출범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이를 나흘 정도 앞당긴다는 것이다. 박형준 위원장은 통합신당 출범 일정을 다소 앞당긴 데 대해 "공천 일정이 굉장히 급하다. 다음주로 통합신당 출범을 넘기면 여러가지 정치 일정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의 (총선 불출마 및 한국당과의 통합 선언) 결단으로 통합에 속도가 붙은 것은 사실"이라며 "총선 전 해야할 일을 간명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넘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통준위가 합의한 '대통합신당'은 한국당과 새보수당 각각 내부 협의를 거쳐 확정 여부를 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준위 회의에선 신당 이름으로 '국민통합당', '통합혁신당', '나의행복통합신당', '행복나라통합신당', '미래통합신당'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통합'의 가치로, 범중도보수 통합을 이념과 지역·세대를 넘어서는 통합 세력을 구성하자는 원칙하에 여러 안을 검토한 결과 '대통합신당'을 다수 의견으로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당과 새보수당 내에서 '대통합신당'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추가로 논의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박 위원장은 덧붙였다.

그는 "4·15 총선이 끝난 후 통합신당의 당헌·당규를 전면적으로 손보고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했다. 그때 당명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는 단서가 붙었다"고 말했다.

또한 현 단계에서도 당명에 대해 각당에서 "문제제기가 심각하게 있다면" 다시 논의하는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밖에 통준위는 이날 회의에서 통합신당의 당헌과 정강·정책에 대해 합의했다.

한편 유승민 의원의 전날(9일) 통합 참여 결정으로 통준위는 이날부터 정병국 의원이 새보수당을 대표하는 공동위원장단에 합류한 가운데 논의를 진행했다.

정병국 공동위원장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종로출마와 유승민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대통합의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당이 제안한 3대 원칙, 혁신통합추진위가 선언하고 한국당과 범 중도·보수 세력이 동의한 6대 원칙의 기조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새보수당 측이 주창해 온 '개혁보수'에 대해 한층 구체화된 언급을 내놨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통합신당은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싸워 이기는 보수', '도덕적으로 깨끗한 보수', '국민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따뜻한 보수', '실력으로 탁월한 보수', 그리고 '약속과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보수', 즉 개혁보수"라고 주문했다. 

이전부터 경제 노선 좌클릭 논란을 일으켜 온 '따뜻한 보수' 구호가 여전히 포함돼 있지만,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는', 또 '실력으로 탁월한' 보수를 표방했다는 점에서 노선 변화가 없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공동위원장단 일원인 이언주 미래를향한전진4.0 공동대표는 "통합신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광화문 정신"이라며 "시대를 교체하라는 것이 광화문 정신이 신당에 제대로 투영되느냐에 성패 달렸다"고 말했다. 반(反)문재인 장외투쟁 민심을 수용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현재 광화문에서 함께 싸웠지만 이 자리에 같이 하고 있지 못한 자유통일당을 비롯해 우리 동지들이 조속히 빨리 합류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야당이 출현할 수 있는가, 이 점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극복할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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