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세수 결손'...경기 악화에 법인세-소득세-종부세 인상하고도 예상보다 마이너스
지난해 32.8조원에 달하는 정부의 막대한 재정 투여,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만 키워

사진: 연합뉴스 제공

지난해 우리나라 경기가 정부 예상보다 더 침체하면서 5년 만에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법인세율, 소득세율, 종부세율 등이 모두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세금이 걷히지 않은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세수 결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32조8000억원을 지출해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기획재정부는 10일 '2019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확정했다.

지난해 확정된 정부의 세입·세출 실적에 따르면 총세입은 402조원으로 지난해 예산인 404조1000억원에 비해 2조1000억원 모자랐다. 

총세입에서 벌금, 과태료, 전년도이월금 등 세외수입을 제외한 국세수입은 293조5000억원으로 정부 예산(294조8000억원) 대비 1조3000억원 부족했다.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소득세 등을 포함한 국세수입이 예산보다 적은 것은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인상된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등은 당초 정부의 예상과 달리 잘 걷히지 않아 예산 대비 마이너스를 보였다.

법인세는 지난해 72조1743억원에 그쳐 예산 대비 7조758억원(-8.9%) 부족했으며, 종부세는 2조6713억원이 걷혀 예산 대비 1781억원(-6.3%)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총국세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소득세(종합소득세·양도소득세·근로소득세)는 8996억원(-1.1%) 줄었다. 경기가 악화하면서 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세수도 감소한 것이다.

두번째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법인세 또한 전년 대비 1조2369억원(1.7%) 증가에 그쳐 지난해 경제성장률 2.0%에 미달했다. 부가가치세도 8192억원(1.2%) 증가에 그쳤다. 반면 풀린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면서 종부세는 지난해(1조8728억원)와 비교해 7985억원(42.6%) 늘었다. 

정부는 이처럼 당초 예상 대비 세금이 잘 걷히지 않았으나, 지출은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총세출은 407조800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무려 32조8000억원 늘어났다.

이같은 막대한 정부 지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2.0%를 기록해, 정부의 막대한 재정 투여가 경제 활력은 커녕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만 키웠다는 비판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민간 경제가 극도로 축소돼 있어 기업들의 법인세나 투자를 통한 부가세 창출, 고용을 통한 소득세가 정부가 예상한 만큼 늘지 않았다"며 "정부가 과도하게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한 재정확대 정책을 3년째 내리 쓰고 있다"며 "세수 부족은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2019년 세목별 국세수입 실적 (자료: 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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