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칼럼] 고민정 前대변인이 말한 '문재인의 정치'란 무엇인가
[공병호 칼럼] 고민정 前대변인이 말한 '문재인의 정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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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정치를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불신-부정직-거짓-단절-과신-아마추어-위헌-무지의 정치가 그 본질
공병호 객원 칼럼니스트

유독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는 총선 출마자들이 많다. 70여명을 훌쩍 넘어서는 모양인데, 이들이 총선 과정에서 내세울 청와대 경력이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 지 모르겠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문재인 청와대의 브랜드 파워가 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누가 정확히 알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기대처럼 호감을 얻기 힘들 것으로 본다. 경제 상황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검찰개혁 등 청와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무리수는 물론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처 방안에서도 국민들 가운데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청와대 출신의 총선 출마자 가운데 마지막까지 고심한 인물은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라고 추측된다. 본인의 강한 의사라기 보다, 주변의 권유가 출마 결정을 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2월 5일, YTN의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나온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가족들의 반대에도 총선 출마를 결심하게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소명이라는 걸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이런 말도 더한다. "제가 나만 알고 끝날 게 아니라 더 많은 국민들에게 문재인의 정치를 보여줘야 할 의무가 너한테는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고민정 전 대변인의 말은 "도대체 문재인 정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첫째, 불신의 정치다. 국민들은 대통령을 믿지 않는다. 집권세력도 믿지 않는다. 그들이 무엇을 시도하면 "무슨 의도를 갖고 저런 일을 할까?"라는 의문문을 던지는 데 무척 익숙하다. 지도자와 국민 사이에는 신뢰라는 것이 필수적인데, 그런 것이 없다.

둘째, 부정(부정직)의 정치다. 지금 온 나라가 울산시장 지방선거 청와대 개입건으로 들끓고 있다. 대통령 30년 친구를 돕기 위해 대통령이 간여하지 않았다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사람들은 너나없이 대통령이 간여했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나 청와대는 천연덕스럽다. 입을 꾹 다물고 딴짓을 한다. 

셋째, 거짓의 정치다. 대다수 국민들은 대통령의 말을 믿지 않을 뿐더러 너무 자주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이번 정부들어 특별한 일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거짓을 진실이라고 우기는 일들에 집권층이 앞장선다는 점이다. 눈 딱 감고 거짓말을 참말처럼 하는 경우가 너무 잦다. 분명히 불순한 의도를 갖고 검찰을 때리는데, 집권세력은 천연덕스럽게 그것을 검찰개혁이라 부른다.

넷째, 단절의 정치다. 과거는 모두 특권과 반칙으로 여기는 역사관 때문에 과거를 부정하고 과거를 청산의 대상으로 삼는다. 단절해야 하기 때문에 역사는 축적의 대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작은 것이라고 하나를 제대로 만들어 내는 숱한 세월과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집권세력을 부수는 데는 선수지만, 만들어 내는 데는 아마추어들이다.

다섯째, 과신의 정치다. 온갖 것에 국가가 개입해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니까 자기 지식에 대한 확신이 강하다. 내각은 눈에 보이지 않고 오로지 대통령과 청와대만 보인다. "저 사람들이 지식도 경험도 없다"는 것은 국민들이 안다. 그렇지만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데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일들이 도처에서 행해진다. 20세기 백년의 교훈은 정치가의 과신으로 인한 치명적 자만, 치명적 오만으로 나라를 망치고 만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폭주는 계속되고 있다.

여섯째, 아마추어 정치다.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면 된다. 왜 탈원전을 밀어붙이는지 국민들은 아무도 모른다. 원전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문가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밀어붙인다. 전문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오로지 권력을 쥔 아마추어 목소리만 들리는 사회가 되었다.

일곱째, 위헌의 정치다. 대통령 헌법과 법률을 어기는 일들이 너무 일상이다. 모든 것들이 정치공작의 대상일 뿐이다. 검찰개혁이란 이름으로 수사개입을 일삼고, 수사팀을 해체한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이처럼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는 대통령이 있었을까 싶다. 5년짜리 단임제 대통령이 마치 영원한 권력을 쥔 왕처럼 보인다. 그래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여덟째, 무지의 정치다. 경제는 거의 파탄상태로 간다. 예산을 풀어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무지가 어디에 있는가? 법정 임금을 올려서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무지가 어디에 있는가? 생산성은 낮은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저녁있는 삶을 외치는 정부가 어디에 있는가? 소득이 있고 저녁이 있는 것 아닌가? 

사람들을 더욱 더 낙담시키는 것은 수정이나 보완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고쳐야 하는 데, 그런 것이 일체 없다. 경직성에 관한한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의 리더를 우리는 갖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길 소망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식 통치가 계속되는 이상,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악화되지 않기를 소망하지만, 이런 소망 역시 손에 넣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백번 양보해 최악의 상태까지만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공병호 객원 칼럼니스트 (공병호TV-공병호연구소 대표, 라이스대학교대학원 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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