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호텔 운영하던 박모씨 총격에 사망
용의자, 피살자에게 5발 쏜 뒤 밖에 대기하던 공범 승용차 타고 도주
살인청부한 일당은 박모씨 호텔에 자금 댄 한국인 투자자 3명
A씨 필리핀 현지서 체포된 후 국내 있던 나머지 두 명도 붙잡혀

필리핀 총격 살인./연합뉴스
필리핀 총격 살인./연합뉴스

현지 ‘킬러’를 고용해 2015년 필리핀 60대 사업가 교민 박모(당시 61세)씨에 대한 총살을 청부한 한국인 일당 3명이 사건 발생 4년여 만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2015년 9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박씨를 살인교사한 한국인 피의자 3명을 검거해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박씨는 2015년 9월 17일 앙헬레스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 인근 사무실에서 총격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살인자는 필리핀인으로 추정되며 당시 박씨에게 5발을 쏜 뒤 건물 밖에 대기하던 공범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필리핀 수사 당국은 용의자를 검거했으나 곧 오인 체포로 밝혀지면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졌다. 이 시기 필리핀에선 석 달 연속 교민 사망 사건이 속출해 안전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 경찰은 코리안데스크를 현지에 파견, 필리핀 측과 공조 수사를 펼치며 사건의 배후에 한국인 살인 교사자들이 존재한다는 단서를 확보했다. 경찰청 외사국은 2018년 이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 수사 3대에 배당해 재수사에 나섰다.

경찰 수사망에 먼저 걸려든 것은 필리핀에 거주하던 한국인 A씨였다. 경찰은 필리핀 측의 협조를 통해 A씨의 신변을 포착, 지난달 23일 체포영장을 발부해 검거한 뒤 다음날인 24일 국내로 송환했다. 이어 국내에 있던 나머지 일당 B씨와 C씨를 차례로 체포해 조사했다.

경찰은 이들 3명이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던 사업자들이며 피살자 박씨가 운영하던 호텔에 자금을 댄 투자자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경찰에 “투자할 당시 계약 내용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지 못해 불화가 생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들에게서 돈을 받고 박씨를 총으로 쏴 살해한 필리핀 용의자와 그 대비책으로 활동한 용의자는 아직 수배 중이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필리핀 측과 계속해서 공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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