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질본 세부정보 공개않고 각 시군에까지 '공개 말라'해 현장 오해 발생...지방정부 믿어달라"
신종코로나 확진자 동선 등 지자체 발표 가능케 해달라 요청...폐렴진단자 전수조사도 제안
李지사 지적에 丁총리 "비공개 장관 간담회서 검토하겠다. 확실히 챙겨볼테니 기다려달라"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가 2월8일 오전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현황을 보고 받은 후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가 2월8일 오전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현황을 보고 받은 후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국내 유입 계기 경기도의 대응을 점검하러 간 현장에서 "잘 하고 있다"고 자찬했지만,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질병관리본부의 정보공개 행정에 불만을 제기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 코로나 확진자 정보 상세 공개 권한을 달라는 취지였다.

정세균 총리는 이날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과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을 찾아 "다른 여러 나라들에 비해서 중국과 가장 인접해 있고 인적 교류가 많아 리스크가 가장 큰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우한에서 교민들을 모셔온 일부터 시작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이 힘을 합쳐 잘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정 총리는 경기도의 대응 상황 등을 점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중국 외 제3국에서의 감염 및 국내 접촉으로 인한 감염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을 감안해 접촉자 자가격리 및 생계지원, 선별진료소 관리, 치료 병상·인력·장비 확충, 역학조사관 증원, 다중 이용시설의 감염 관리 등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지사는 정 총리에게 "질병관리본부에서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심지어 각 시·군에 '공개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서 현장에서 심각한 불안과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뒤 "지방정부를 믿고 적정한 선에서 발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한 코로나 19번 확진 환자(36세 남성, 서울의료원 격리)의 경기도 이동 경로 발표에 대한 지역주민의 반응을 소개하며 "(확진자가) 분당의 부모님 집에 갔다고만 발표하고 무슨 동인지 어느 아파트인지 안 가르쳐주니 분당 전역이 마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를 정확하게 공개하되 모든 국민에게 동호수를 알려줄 필요는 없기 때문에 확진자와 가까울수록 더 자세하게 알려주는 단계별로 공개해달라"고 제안했다.

이 지사는 또 "외국에서 유입된 사람들에 대해서만 검사를 하는데, 폐렴 진단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의사들이 의심스러운 사람도 검사하는 것이 어떠냐"며 "비용이 들고 시간이 걸려 불편하더라도 전수조사를 하고, 그 안에서 의사가 판단을 거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검사하는 것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 총리는 "끝나고 세종시에 가서 장관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할건데 그 회의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 듣고 끝나는 게 아니고 확실히 팔로우 할 테니까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

이후 정 총리는 인근에 위치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 체취 등 선별진료 절차와 음압격리병상 준비 상황 등을 점검했다.

정 총리는 환자 방문 증가 등을 대비해 인력과 장비 등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것을 주문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건강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정 총리의 경기도 방문에는 이 지사, 김희겸 행정1부지사,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 김계조 행정안전부재난안전관리본부장, 차영환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강도태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 등이 동행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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