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잇따라 방미
전문가들 “북한 개별 관광 등 독자적인 남북협력 사업 추진 논의 이뤄졌을 가능성”

김현종 2차장의 지난해 7월 방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현종 2차장의 지난해 7월 방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이 잇따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 개별 관광 등 독자적인 남북 협력 사업과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재개, 방위비 분담금 등 현안들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뒤 7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언론들은 김 차장이 지난 5일 미국에 도착해 백악관 카운터파트 등 미 행정부 인사들을 만난 뒤 7일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도 최근 미국을 방문해 미북 비핵화 협상 재개 등에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최 비서관은 지난 주말과 이번 주 초 사이 미국을 방문했고 미 행정부 인사들과 만나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을 타개할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북 간 비핵화 논의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잇따른 미국 방문 배경과 논의 의제 등이 주목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8일 “한국 정부가 올해 들어 북한 개별 관광 등 독자적인 남북 협력 추진에 적극적인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VOA는 “남북협력 사업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미북 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한국정부의 의지”라며 “김 차장과 최 비서관은 북한 개별 관광 등 남북 협력 사업에 대한 한국 측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의 협력을 구하는 작업을 진행했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있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면 미북 대화에도 좋은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북대화의 모멘텀을 되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북 간에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협력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잇따른 방미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의지를 미국 측에 피력하기 위한 행보라고 말했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박원곤 교수는 7일 VOA에 “북한 개별 관광과 관련해 미국의 답을 듣기 위한, 미국과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행보”라고 했다.

박 교수는 기존의 한미 워킹그룹 즉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라인이 있는데도 외교부 말고 청와대가 움직인 것은 남북협력사업 특히 개별 관광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미국측의 답을 듣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개별 관광이 이뤄지려면 먼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 면제 승인이 필요하다”며 “북측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기존의 대북제재를 흐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문 대통령이 관련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한 만큼 청와대와 한국정부가 앞으로도 남북협력과 개별관광 등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도 7일 VOA에 “북측이 한국정부가 제시한 북한 개별 관광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소식이 여러 통로를 통해 들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미북 간 협상의 골든타임이 연장됐으며 따라서 한국정부가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연말 발표한 전원회의 보도문을 살펴보면 도발보다는 경우에 따라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고 그에 따른 한국정부의 역할이 커졌다”며 “북한이 대남 비난은 하고 있지만 한국이 미북 협상을 촉진할 수 있는, 조율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은 더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예고했던 연말이 지났고 ‘크리스마스 선물’도 없었다”며 “미국이 전략자산 전개 등 힘의 우위를 통한 억지전략을 쓰는 현 상황에서 북한이 섣불리 고강도 도발을 하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7일 김현종 차장과 최종건 비서관의 방미 여부에 대한 VOA의 질의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