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민원 이어 도교육청 감사 들어와...과거 영상 문제삼으며 '의무 위반' 제기해
"교직 있으면서 고쳐나가야 할 현실적 문제 지적...교육청에서 그런 얘기 하는 게 싫나보다"
"진보 표방 모 교원단체로부터 압박받은 적 없어...절제된 목소리 냈지만 해당 단체 주장과는 반대"

(사진 = '김재군대입컨설팅무료인강' 채널 영상 캡처)
(사진 = '김재군대입컨설팅무료인강' 채널 영상 캡처)

좌파 성향 교육정책(자유학기제, 학생부 종합전형 등)을 비판해온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소속 교육청으로부터 징계 압박을 받아 ‘검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 관련 유튜브 채널인 ‘김재군대입컨설팅무료인강’에는 6일 ‘이제 교직을 그만둬야할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채널은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김재군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영어영역 교육 콘텐츠를 비롯한 대입 컨설팅과 함께 교육정책에 대한 의견 등이 올라오던 곳이다.

이 영상에서 김 씨는 “지난해 10월 과거 올린 영상으로 민원이 들어왔다. 영상 내 욕설같은 발언이 있어 이에 대해 소명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교장과 민원인 등에) 조심하겠다는 답변을 한 뒤엔 도교육청에서 하는 감사가 들어왔다. 이번에는 ‘자소서 대필 조장’이라는 항목까지 추가된 채였다”라 토로한다.

교육청 측에서 김 씨에 문제삼은 영상에는 현 정부 성향 교육청(교육감)들의 정책들을 비판하는 내용이 있다. 김 씨는 해당 영상에서 “자소서를 대필하더라도 잡아내기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다”고 얘기한다. 김 씨는 또 자유학기제 관련 문제들을 열거하면서 “자유학기제 대행업체들도 있다고 한다. 영상에서 ‘사업 아이템 하나 생각해줄게’라는 농담을 했는데 교육청 측에서 이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했다. 

'김재군대입컨설팅무료인강' 채널에 올라온 교육정책 비판 콘텐츠가 담긴 영상들. (사진 = 김재군대입컨설팅무료인강 채널 캡처)
'김재군대입컨설팅무료인강' 채널에 올라온 교육정책 비판 콘텐츠가 담긴 영상들. (사진 = 김재군대입컨설팅무료인강 채널 캡처)

김 씨의 징계 사유엔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 위반’과 ‘복종의무 위반’ 등이 추가로 적용됐다고 한다. 논란이 인 행동에 시정을 요구했던 학교(교장) 측 조치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학교 측은 “유튜브 활동을 중지하라”는 요구까지 했다고 한다. 김 씨는 “(유튜브) 겸직허가가 취소된 것은 상관없지만 집에서 출퇴근이 도저히 불가능한 먼 거리의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났다”며 “너무 당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징계 규정도 법제처에 나와있는 게 아니라 내가 속한 시도 자체 규정집같은 것이었다”라고 했다.

김 씨는 영상 말미에 교육청의 부당한 처분에 납득할 수 없으며 차라리 교직을 그만둘 생각이라 성토했다. 그는 “교직에 있으면서 고쳐나가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을 좀 지적하고 싶었다”며 “그런데 교육청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게 되게 싫은가보다. 변호사를 알아보는 중이지만 징계 철회가 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으로 내 나름의 교육을 위한 호흡을 펼쳐갈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7일 펜앤드마이크와 통화한 김 씨는 그동안 교사 등 교육 담당자들이 공교육의 문제를 자각하고 개선해나가자는 취지에서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영상들을 게시했다고 전해왔다. 이어 그는 “진보를 표방하는 모 교원단체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압박을 받은 적은 없었다. 감사를 받도록 신고를 넣은 교사나 감사를 나온 장학사 등의 성향도 모른다”면서도 “앞서 인헌고 사태, 정책 비판 영상 등에서도 최대한 절제된 목소리를 냈는데 그게 교원 단체를 표방하는 특정 단체의 목소리와는 반대되는 내용이긴 했다”고 말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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