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성 씨, VR 통해 혈액암으로 세상 떠난 딸 나연이 만나..."너무 보고싶었어"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나연아, 나연이 잘 있지?"

4년 전 일곱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과 엄마가 가상현실에서 만났다. 한순간도 잊어본 적 없는 딸이 막상 눈앞에 나타나자 엄마는 어쩔 줄 몰라 했고, 눈물만 흘렸다. 꼭 끌어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6일 방송된 MBC 특집 가상현실(VR)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는 4년 전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난 딸 나연이를 엄마 장지성 씨가 가상현실에서 만나는 과정이 그려졌다.

장 씨 부부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귀한 딸이었던 셋째 나연이. 희귀 난치병에 걸린 뒤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7년 남짓 짧은 세월을 살다 간 나연이는 부부에게 항상 행복만 줬던 착한 딸이었다.

장 씨는 "잊어버리는 느낌이 두렵다"며 "지금은 소정이(넷째 딸)가 나연이와 비슷한 나이니까 기억하지만 소정이가 서른이 될 때까지 나연이를 기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슬슬 건망증이 심해져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장 씨를 위해 국내 최고의 VR기술진이 협력에 나섰다. 제작진은 모션 캡처 작업을 통해 나연이의 동작을 모니터에 구현했다.

VR장비를 착용한 장 씨는 나연이를 만나기 위해 가상현실로 들어갔다. 가상현실에서 장 씨는 딸을 찾으며 두리번거렸다. 이때 나연이가 생전에 부르던 노래가 울려 퍼졌고, 나연이가 "엄마"를 외치며 뛰어나왔다. 4년여 만에 나연이를 마주한 장 씨의 두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나연이는 "나는 엄마가 많이 보고 싶었어"라고 말했고, 장 씨는 "엄마도 너 보고 싶었어. 예쁜 나연이 잘 있었지?"라며 나연이를 만지려 애썼다. 장 씨는 결국 "엄마 나연이 안아보고 싶어. 나연이 너무 보고 싶었어"라며 오열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모녀는 이후 생일잔치를 했다. 장 씨는 나연이가 생전 좋아했던 미역국을 준비했고, 케이크 촛불도 껐다. 나연이는 "엄마가 울지 않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다. 장 씨는 "나연이를 그리워하는 대신 더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VR이 종료되고 현실로 돌아온 장 씨는 "나연이와의 만남을 통해 위로와 함께 치유의 힘을 얻었다"고 눈물이 맺혀 있는 상태에서 웃어 보였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한 네티즌은 "눈물이 계속 난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나연아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렴"이라고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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