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靑대변인 4번째 인사...김의겸-고민정 이어 언론계 출신만 3번째
이례적 보수성향 신문 출신 발탁에 靑 "(보수) 독자들에 보낸 메시지는 아냐"
중앙일보·JTBC 노조 "편집국 나서자마자 여민관 문턱 넘나...靑, 언론-권력 긴장관계 해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6일 공석 중인 청와대 대변인에 강민석 전 중앙일보 제작총괄 콘텐트제작에디터(왼쪽)를, 춘추관장에 한정우 부대변인을 각각 발탁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중 네번째 청와대 대변인으로 강민석 전 중앙일보 부국장(54)이 6일 임명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민석 신임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그동안 부대변인을 맡아 온 한정우 신임 춘추관장 인선도 동시에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친여(親與)좌파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 김의겸 전 대변인, 국영방송 KBS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 전 대변인에 이어 언론계 출신 인사가 세번째로 청와대 대변인으로 낙점됐다는 것이다.

정치인 출신으로 초대 대변인을 맡았던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을 제외하면, '문재인 청와대'는 이후 3연속으로 언론계 출신을 대변인으로 등용한 것이다. 대변인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대(對)언론 소통을 맡는 국민소통수석비서관에 MBC 논설위원을 지낸 윤도한 수석을 앉혀 둔 것도 현 정권의 좌파언론과의 유착성향을 짐작케 했다.

다만 강민석 신임 대변인의 경우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신문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번 발탁은 다소 이례적이다. 강 대변인은 좌파성향 경향신문을 거쳤으나, 2000년부터 중앙일보에 몸담으며 정치데스크(정치부장)·논설위원·정치에디터·제작총괄 콘텐트제작에디터 등을 역임했다.

이에 청와대 출입기자단 사이에선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이나 보수층에게도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가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했지만, 익명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낸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중앙일보는 중앙일보이고, 강 전 기자는 강 전 기자"라며 "개인의 능력을 인정해 기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은 이날 강 신임 대변인 임명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이번 인사는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이라는 나쁜 기록을 이어갔다"며 "청와대가 언론과 권력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해쳤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공개 비판했다. 

노조는 강 대변인에 대해서도, 언론의 내정 보도 후 이틀 만에 중앙일보를 사직하고 다시 나흘 만에 청와대로 들어간 사실을 언급하며 "사실상 중앙일보 편집국을 나서자마자 청와대 여민관의 문턱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일보 윤리강령은 정치적 중립과 공사의 구분, 정치 활동 금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며 "중앙일보라는 신뢰자본이 강 전 부국장의 사적 행보에 쓰였다는 점에서 우리는 선배이자 동료였던 그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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