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과 바늘 관계’ 서울시장‧서울시 교육감까지 덮친 ‘미투’ 여파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사회 각계로 퍼지는 ‘미 투(Me Too)’ 운동의 여파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각각 근거리에서 선거를 도와줬던 인물과 핵심정책에 관여한 주요 인사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여성작가 A씨는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캠프의 총괄활동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다음 성추행은 없도록 지시하겠다고 박 시장이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도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박 시장 캠프 측은 ‘선거 백서’를 만들어 선거원들을 보호할 방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백서는 4년이 지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A씨는 “추행했던 남자보다 나이 많은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남자가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며 “그나마 여자 편을 들어주는 다른 남자 활동가 몇 분이 소리를 지르며 같이 싸워주니 그때부터 조금씩 수긍했다”고도 말했다.

박 시장측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라며 “박 시장은 이같은 폭로가 사실이라면 철처히 피해자의 입장에서 엄정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이 ‘실과 바늘같은 존재’라고 밝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인재 풀 내에서도 성추행 의혹이 나왔다.

오는 3월 정식개교하는 오디세이학교의 명예교장으로 위촉된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다. 오디세이학교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자율교육과정에 따라 교육을 받는 학교로, 조 교육감이 추진하는 핵심 정책 중 하나다. 조 교육감이 직점 박 교수에게 명예교장직을 제안했다.

한겨례신문에 만평을 그린 박 명예교장은 지난 2011년 웹툰작가인 이태경 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작가는 지난 26일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 화백이 “반갑다며 허벅지를 쓰다듬었다”며 “치마 아래와 다리 사이로 손이 들어왔다”고 폭로했다.

이 작가는 또 당시 박 이 “처음 봤을 때부터 네가 맛있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예비신랑과) 성행위를 해봤느냐”, “내가 주례해주면 너는 어떻게 해줄 거냐”, “나랑 호텔에서 춤 한 번 춰줄 수 있겠냐” 등의 심한 불쾌감을 주는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조 교육감은 이같은 성추행 폭로에 박 명예교장의 교장직 지속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실확인이 안 된 상황에서 보도만을 토대로 결정할 수 없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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