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0일 日 요코하마港 출항해 홍콩 거쳐 지난 3일 귀항한 미국系 대형 여객선에 ‘요코하마港 접안 금지’ 명령
日 후생노동성, 5일에 이어 6일에도 일명 ‘우한 폐렴’ 확진 환자 10명 확인...승선 인원 중 20명의 확진자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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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우한 폐렴’으로 불리고 있는 중국발(發) 전염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일본의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지난 4일 일본 가나가와현(縣) 요코하마항(港) 연안에 정박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전염병 등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검역’(檢疫)을 뜻하는 영단어 ‘quarantine’(쿼런틴)은 숫자 ‘40’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단어 ‘quarantina’(콰란티나) 혹은 ‘40일 간(間)’이라는 뜻의 이탈리아 베네치아 방언(方言) ‘quaranta giorni’(콰란타 조르니)에서 유래했다.

이는 다시, 14세기 유럽 전역에서 ‘흑사병’이 유행했을 당시, ‘흑사병’이 동방으로부터 온 배에서 퍼져나갔다는 점을 파악한 베네치아공화국 당국이 선내(船內)에 병자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전염병 등의 잠복기간에 상당하는 40일 동안 전염병 환자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대해 베네치아항(港) 부두에 접안하는 것을 금지하고 연안(沿岸)에 정박하도록 명령한 것이 그 기원이 됐다.

미국계 크루즈 회사가 운항하고 있는 대형 크루즈선(船)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지난 3일부터 4일째 일본 요코하마시(市)에 위치한 요코하마항(港) 연안에 정박중이다.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에 상당하는 일본 후생노동성(厚生勞動省)이 일명 ‘우한 폐렴’으로 불리고 있는 중국발(發) 전염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환자가 선내(船內)에 존재할 것을 우려, 해당 선박에 대해 요코하마항 기항(寄港)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이 의심되는 인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동(同) 성은 5일 검사 대상자 31명 가운데 10명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양성 판정을 내렸다. 동(同) 성은 이어 71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고, 또 다시 10명의 확진 환자를 가려냈다. 신규 확진 환자 10명은 연령대별로 ▲70대 5명 ▲60대 4명 ▲50대 1명 등이었다.

이번에 양성 판정을 받은 10명의 확진 환자 전원은 발열 등 이미 증상이 나타난 상태였으며, 증상이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해당 선박을 요코하마항(港) 부두에 접안시켜 새로이 확진 판정이 내려진 10명을 요코하마시(市)가 위치한 가나가와현(縣) 소재 5개 의료기관으로 이송해 입원시킬 예정이다.

일본 보건 당국이 해당 선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발생 가능성을 인지하게 된 것은 해당 선박이 지난 1월25일 홍콩에 기항했을 당시 홍콩에서 하선(下船)한 80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었음을 홍콩 당국이 확인했기 때문이다. 해당 남성은 동(同) 선박이 요코하마를 출항하기 전날인 지난 1월19일부터 기침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남성은 또 요코하마항을 출항한 동(同) 선박이 일본 가고시마항(港)에 기항했을 때 한 차례 하선한 바 있는 것으로도 밝혀졌다. 해당 선박이 홍콩을 떠나 지난 2월1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항(港)에 기항했을 당시 나하 검역소는 상륙을 허가하는 ‘임시 검역증’을 발급했으나, 해당 선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후 동(同) 검역소는 해당 선박에 발급한 ‘임시 검역증’의 효력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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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號)의 이동 경로.(지도=구글지도/정리=박순종 기자)

6일 현재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號) 승선(乘船) 인원 가운데 총 2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존재했음이 밝혀진 상태이며, 국적(지역)별로는 ▲일본 7명 ▲중국 3명 ▲미국 3명 ▲캐나다 2명 ▲호주 2명 ▲대만 1명 ▲뉴질랜드 1명 ▲필리핀 1명 등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일본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수는 총 45명으로 늘어났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號)에는 승무원을 포함해 약 3500여명의 인원이 승선한 상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들에 대해 앞으로 14일 간 승선 인원 전원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일본 국내 유행을 인정할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감기와 독감에 대한 대책과 동일하게 ‘손씻기’와 ‘기침 예절 지키기’ 등 전염병 확산 방지 대책을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권고하기만 한 상태다.

지병(持病) 등을 앓고 있는 인원 등을 파악하기 위해 의약품 등을 요청하는 내용을 기입할 수 있는 서류가 배포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일본 NHK의 6일 보도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號) 승객으로 보이는 30대 남성의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촬영한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남성이 게재한 동영상을 참조해 5일 오후 7시 무렵 평소에 복용해 온 의약품을 의뢰할 수 있는 용지를 배포하겠으며 의뢰 받은 의약품을 무료로 나눠줄 수 있도록 조정중이라는 취지의 선내(船內) 방송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NHK는 덧붙였다.

한편, 문제가 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號)는 지난 1월20일 일본 요코하마항(港)을 출항해 같은 달 22일 일본 가고시마에 기항한 후, 지난 1월25일 홍콩에 도착했다. 이후 홍콩을 떠난 동(同) 선박은 지난 1일 일본 오키나와현(縣) 나하항(港)을 거쳐 지난 3일 일본 요코하마항으로 귀항(歸港)해, 요코하마항 연안에 정박중이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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