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KBS 2TV '거리의 만찬' 새 진행자 중 한 명으로 김용민 결정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 "공인으로서 가릴 말은 가려야" 청원...1만2000여명 반대
KBS노동조합 "시청자 목소리 외면하고 출연 강행하면 돌아오는 것은 ‘KBS 신뢰 하락’ 뿐"
6일 오전 KBS "아직 MC 교체할 계획 없다... 김용민씨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6일 오후 KBS 측 "김용민, '거리의 만찬2' 자진 하차"

KBS가 오는 16일부터 방송될 KBS 2TV '거리의 만찬' 새 진행자 중 한 명으로 과거 여성혐오 발언 등 막말 파문이 일었던 '나꼼수' 출신 김용민 씨로 결정해 시청자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6일 오후 5시 기준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는 ‘<거리의 만찬>mc 바꾸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1만2406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이 올라온지 이틀만이다.

이 청원을 올린 시청자는 "새 MC 중 한 명인 김용민 씨는 '미국 여성장관을 성폭행 해 죽여야 한다'는 발언을 한 적 있다"면서 "공인으로서 가릴 말은 가리고, 논란이 될 것 생각해서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9일 종영된 거리의 만찬 시즌1은가수 양희은, 이지혜 씨, 방송인 박미선 씨 등 여성 진행자 세 명이 낙태죄, 성소수자 등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를 다뤘으며,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 미디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용민 씨는 과거 같은 나꼼수 멤버인 정봉주 전 의원이 수감됐을 때, "정봉주가 성욕감퇴제를 복용한다. 수영복 사진 보내달라"고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앞서 김 씨는 서울 노원 갑으로 출마했던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유영철(연쇄살인마)을 풀어 가지고 부시, 럼즈펠드, 라이스 등을 성폭행해서 죽여야 된다'는 발언으로 후보 사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 저출산 문제를 논의하다가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면 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현재 김 씨는 KBS 1라디오 '김용민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김용민 라이브'는 지난해 7월 4일 출연자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것처럼 단정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규칙 제123호)' 제14조(객관성)를 위반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았다. 

KBS노동조합(1노조)는 전날 성명을 통해 "극단적인 막말과 편향 방송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김용민씨가 이제 라디오에 더해 TV에까지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며 "시청자 목소리를 외면하고 출연을 강행하면 돌아오는 것은 ‘KBS 신뢰 하락’, ‘경쟁력 하락’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KBS노동조합은 "이런 실책들이 쌓이고 쌓이면 KBS의 위기는 극복할 없는 수준까지 심각해지는 것"이라며 "사측은 당장 김용민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MC 발탁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KBS는 6일 오전 한 언론을 통해 "아직 MC를 교체할 계획은 없다. 김용민씨는 12일 열리는 '거리의 만찬2' 간담회에 예정대로 참석할 예정"이라며 "좀 더 시사적인 배경이 강한 분을 MC로 섭외하려고 했고, 김용민씨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에 대한 비판이 불거지자 김용민은 결국 이날 오후 MC 자리를 자진 하차했다.

김용민은 이날 페이스북에 "존경하는 양희은 선생께서 '거리의 만찬'에서 하차한 과정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내가 이어받을 수 없는 법"이라고 하차 의사를 전했다.

이어 "'거리의 만찬'의 가치와 명성에 누가 될 수 없기에 어제 제작진께 사의를 표했지만, 오늘 여러분께 확정지어 알리게 됐다"며 "앞으로 '거리의 만찬'으로 인해 세상이 더욱 밝고 아름답게 되기를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민이 글을 올리기 전 양희은 씨는 인스타그램에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에서 잘렸다"며 "그 후 좀 시끄럽다. 청원이 장난 아니다!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 #MBC여성시대"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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