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공관위원장 "黃 출마지역 공관위원들과 1대1 심층대화후 결정...당대표급 후보들 문제와 함께 발표"
이날 6차 공관위 회의서 이석연 '黃 종로 출마' 강력 주장...親黃 박완수 "민주당 프레임, 종로만 능사는 아냐"
공관위 회의장 밖에서부터 "당과 내 총선행보는 내 판단과 스케줄로 해야" 못박은 黃
종로 대타 출마 후보군으로 김병준 前비대위원장, 전희경 黨대변인, 홍정욱 前의원 등 거론돼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4.15 총선을 70일 남겨 둔 5일에도 황교안 당대표의 출마 지역에 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형오 한국당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간 30분여간 비공개로 진행된 공관위 6차 전체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공관위원들이 회의에서 못다한 말들이 있을 수 있다"며 "황교안 대표의 출마 지역에 대해서 향후 공관위원들과 1대1로 심층적인 대화를 나눈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공식 발표 내용에 대해 "황 대표뿐만 아니고 황 대표를 비롯해서 대표급 후보들에 대한 처리 문제도 포함될 것"이라며 "당의 중진·대표급 인물들이니 만큼 (공개) 회의에서는 말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형오(오른쪽) 공천관리위원장이 2월5일 오후 2시간30분여간 걸친 비공개 공관위 회의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당대표(왼쪽)의 제21대 총선 서울 종로구 출마 여부를 확정짓지 못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공관위 회의에선 황 대표 종로 출마론과 신중론이 충돌했다는 후문이다. 당초 공관위원 상당수는 "피하지 말고 황 대표가 종로에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황 대표가 주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더 늦어지기 전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됐다고 한다.
 
박완수 공관위원(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종로에 오라'는 프레임은 민주당이 만든 거 아니냐. 종로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반면 일부 공관위원은 "종로에 몸을 던지고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여럿(윤보선·노무현·이명박) 있지만, 종로를 피해서 대통령이 된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 종로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이석연 공관위원(전 법제처장)은 회의 뒤 "'황교안 일병 구하기'로 (공천이) 흘러가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석연 위원은 종로가 '정치1번지'란 상징성이 있는데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출마시키고 황 대표와 맞대결 가능성을 거론하는 만큼 황 대표가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이낙연 대 황교안' 여야 전직 총리간의 종로 빅매치 성사는 한층 불투명해졌다.

공관위 회의에 앞서서도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 직후 종로 출마 의사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어디에 출마할지는 개인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당 전체의 전략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당과 나의 총선 행보는 나의 판단과 스케줄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리 오라'면 이리 가고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당이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 큰 전략 아래 나의 스케줄도 짜고 있다. 정해진 틀 안에서 장소, 시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내에선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희석하기 위해 '이낙연 대 황교안'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상황에서 선뜻 응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황 대표 출마 지역으로 서울 용산, 영등포을, 양천갑 등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왼쪽부터) 홍정욱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홍정욱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한국당 공관위는 종로에 황 대표 대신 김병준 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전희경 한국당 의원, 홍정욱 전 의원 등을 전략공천하는 방안도 잠정 검토하고 있다. 

김 공관위원장은 이날 "(종로 후보자로 황 대표 말고) 몇 사람이 거론됐다"면서 "앞으로 포괄적으로 논의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 총선에 불출마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거기까지는 진도가 안 나갔다"고 선을 그었다.

거론된 인물들 중에선 대구 수성구갑 출마를 포기하고 수도권 험지를 택하기로 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종로 출마 제안을 받는다면 거부할 명분은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지난달 말 연락해 종로 출마 의사를 물었을 때부터 수락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종로구 평창동에서 20여년간 거주했고 아내도 종로 출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희경 의원은 소위 이념적 선명성과 전투력이 두드러지는 당내 몇 안되는 원내 정치인으로 중앙당과 대통령선거 등 선대위 대변인직을 두루 맡아왔다. 기업인 활동으로 유명세를 다져 온 홍정욱 전 의원은 오는 6일 귀국할 예정으로, 귀국 이후 총선 행보에 나설지 주목받을 전망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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