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미국 'CES(가전·IT 전시회)' 본뜬 한국판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 연기 발표
참여 기업들 '우한 폐렴'으로 난색 표하는데도 "방역 대책 마련하겠다"며 강행 예고
"대통령 지시로 시작된 행사라 강행하나" 논란에 결국 "추후 적절한 시기에 다시 열겠다"

정부가 미국의 ‘CES(가전·IT 전시회)’를 본뜬 한국판 CES인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을 지난해 실패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강행하려다 ‘우한 폐렴’을 이유로 참여에 난색을 표한 기업들의 입장 등을 고려해 결국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5일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등 6개 공동 주관기관은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될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전시회 개최를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은 국내 기업 80여개사(社) 참여로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 등 참여기업 8곳의 관계자들을 불러 ‘준비상황 점검회의’를 열 정도로 행사를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에 기업 관계자들은 “지금 시민이 집 앞 식당도 안 가는데, 북적거리는 행사장에 누가 오겠느냐”는 등의 발언과 함께 행사 진행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럼에도 산자부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 “3일 회의에서 개최하지 말자는 의견은 없었다”면서 “행사 개최 시 방역 대책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회 개최를 변동없이 추진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기업들은 “행사가 대통령 지시로 시작돼 정부가 청와대 눈치를 심하게 보는 것 같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논란이 커지자 이번 전시회의 6개 공동 주관기관은 “참가기업들과 논의해 추후 적절한 시기에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을 다시 열 계획”이라며 전시회 개최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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