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변경을 한 남자의 여대 입학・법원의 성별변경 허가는 헌법에 위배"
다만 내부선 논쟁 중인 듯...숙명여대 내・외 단체들 앞서 잇달아 "입학 환영" 성명 내기도

숙명여대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숙명여대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대학 내 일부 여성단체들이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의 여대 입학을 문제삼는 성명을 냈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내 대학 내 21개 여성단체들은 이날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변경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단체들은 지난달 숙명여대에 합격했다는 한 성전환자 사례를 거론하며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며, 남자들이 힘을 얻는 곳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실질적 평등을 위한 여자들만의 공간과 기회는 여자의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전환자를 여성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여대는 남성중심사회에서 차별받고 기회를 박탈당하는 여성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며 “유무형의 여성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여대는 여성차별과 남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함을 느끼는 공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앞서 숙명여대에 합격했다는 성전환자를 겨냥해 “본인이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들이 가부장제 속 여자들의 실제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다면, 여자들의 공간을 자신들의 성별 증명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들의 공간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단체들은 또 “성별변경을 한 남자의 여대 입학은 물론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법원의 성별변경 허가는 헌법에 위배된다”며 ▲법원에 해당 성전환자가 신청한 ‘성별변경 신청’을 기각할 것 ▲국회가 성별변경 불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것 등 2가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인터넷상 시민들은 그동안 여성단체들의 행보와 이날 성명을 비교하며 비판을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자신들부터가 이권앞에서 쓰레기같은 배타성을 보이고 있는데 왜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존중해주길 바라나”라는 의견을 냈다. 다른 시민들도 “성소수자의 인권도 보호해야하는 것 아닌가” 등이다.

다만 모든 여성단체가 해당 성전환자의 입학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여성계 내부에서도 논쟁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명여대 소수자 인권위원회는 21개 단체들이 성명을 내기 이틀 전인 지난 2일 “그녀(성전환자)의 선택은 다양한 성소수자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공해줄 것이며, 더 나아가 트랜스젠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지지 성명을 냈던 바 있다. 숙명여대 동문 551인도 “사회적 약자·소수자와의 동행과 연대는 숙명인의 출발이며 계속 확장해나가야 할 가치”라며 해당 성전환자 입학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아래는 21개 단체들이 낸 성명 전문(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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