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80% 달하는 상장사들, 개장 직후 제한폭(10%)까지 떨어지며 '거래 정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4%대로 추락할 것이란 관측도...中 당국, 급하게 유동성 공급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이 중국 증시를 폭락시켰다. 춘제 연휴가 끝난 2020년 첫 개장일, 중국의 증시가 폭락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그보다 더 최악의 결과를 보였다. 전체의 80%에 달하는 상장사들이 제한폭(10%)까지 떨어지며 거래가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3일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전증권거래소에서는 개장과 동시에 상장사 3700개가량 중 3199개 종목이 가격 제한폭까지 떨어져 거래가 정지됐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달 23일에서 229.92포인트(-7.72%) 폭락한 2746.61에 거래를 마쳤다. 2015년 8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선전종합지수는 8.41% 급락하며 1609.00로 마감했다. 선전 증시를 대표하는 500개 우량 기업들을 포함한 선전성분지수는 8.45% 하락했다. 

우한 폐렴의 여파로 이날 중국 증시가 크게 하락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긴 했지만, 이날 하락 폭은 예상 범위를 넘는 충격적 수준이라는 평가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의 충격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태 수준을 넘어설 것이란 진단도 내린다.

글로벌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1.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대부분 기관들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5.9∼6%로 예상한 것을 고려하면, 우한 폐렴으로 인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4%대 후반까지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급하게 2004년 이후 하루 최대 규모인 1조2000억 위안(약 20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은행들에 공급했다. 역RP(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도 크게 인하해 시중 금리 인하를 자극했다. 7일물 역레포 금리는 기존 2.50%에서 2.40%로, 14일물 역레포 금리는 2.65%에서 2.55%로 낮췄다. 

이에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급증하는 부채 문제로 고심 중인 가운데 소비와 투자를 쉽사리 촉진하지 못하는 양적완화가 향후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진단이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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