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권후보 여론조사서 10.8% 지지율로 2위...공정성과 법치주의에 민심 열망 크다는 사례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치적 중립 요구돼...후보군에 넣어 조사하는 것 매우 부적절”
대검, 여론조사 의뢰한 언론사 측에 대통령 후보군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

윤석열 검찰 총장./연합뉴스
윤석열 검찰 총장./연합뉴스

윤석열 검찰 총장이 최근 자신을 ‘대권후보 2위’로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정치할 생각 없다. 후보군에서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 정권의 비리·부패를 수사하는 검찰 총장이 대통령 후보로 선정되는 것은 부적절하단 비판이 나오지만, 검사로서 그의 공정성과 법치주의에 민심의 열망이 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관계자들은 전날(2일) 윤 총장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2위로 기록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 “국가의 형사법집행을 총괄하는 사람을 후보군에 넣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 기능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지속적으로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검찰총장에 관해 정치적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검은 여론조사를 의뢰한 언론사에 앞으로 윤 총장을 대통령 후보군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세계일보는 지난달 26일∼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후보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31일에 보도된 결과에 따르면 윤 총장은 10.8%의 지지율을 얻으며 32.2%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바로 전날(30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 울산선거 개입’ 사건 관련 혐의로 검찰에 출석하며 “검찰의 수사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됐다”면서 “입증할 수 있느냐, 책임질 수 있느냐”고 적반하장(賊反荷杖) 태도를 보인 다음 날이었다. 해당 조사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0.1%,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4.4%를 기록했다.

실제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취임 때부터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왔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인용, 조국 전 법무 장관 일가(一家) 비리를 수사하며 여권으로부터 ‘정치 검찰’이라는 비판을 받자 대검 간부들에게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고 밝혔다. 과거 그는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으로부터 총선 출마를 제안받은 게 사실이냐”고 묻는 야권을 향해 “그렇다. 하지만 나는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도 없어 거절했다”고 일축했다.

한편 윤 총장은 ‘청와대 울산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선거에 영향을 줬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관련 수사를 1월 중으로 끊고, 총선 이후에 본격적으로 수사하라”고 대검 간부들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수사가 정치적 논란에 엮여 불가피한 소모전에 휩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임 전 실장 등 보강조사가 필요한 인사들에 대한 기소 여부는 4월 총선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사건의 최대 수혜자인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비교적 혐의가 분명한 13명을 전격 기소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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