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 파괴한 소위 ‘사법파동’...“단지 의혹일 뿐...사실일 가능성 거의 없다” 일축
의혹으로 사법부 파괴한 주역들...총선 출마 의사 밝히며 여권으로 줄줄이 입당
소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제기한 이탄희 전 판사...‘인권법’ 출신으로 민주당 입당
강제징용 판결 지연 의혹 던진 이수진 전 판사...역시 ‘인권법’ 출신에 민주당 들어가
‘우리법’ 회장 출신 최기상 전 판사도 총선 시기에 사직...민주당行 가능성 높아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사법파동의 주역들이 사표를 내고 오는 4월 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행태에 대해 “법관의 이미지가 채 가시기도 전에 서둘러 정치로 입문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로써 그들이 소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제기하고 부풀려 양승태 대법원을 파괴한 그 저의가 명백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김태규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오후 7시 페이스북에 ‘건국 이후 최악의 사법파동과 그 일부 주역들의 향후 거취에 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먼저 사법파동이 몸집을 불린 그 과정을 놓고 “처음엔 법원 안에 있는 일개 학회를 압박한다는 이의제기가 (법원 내) 법관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의혹으로 번졌다”면서 “그다음은 원세훈 국정원장 사건으로, 급기야는 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위하여 재판거래를 했다는 것으로 의혹의 몸집이 커져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사법부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고, 그 행위의 부정적인 측면을 확대·과장해 대중의 비난을 극대화하며 나아가 검찰의 수사를 유도한 것”이라며 “(이는) 단지 우연이 아니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일단의 법관들을 공격하면서 동시에 사법부를 공격할 명분을 쌓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현 대법원장은 2017년 9월 첫 출근과 함께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추가조사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면서 ‘건국 이래 최악의 사법파동’의 배후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그 휘하의 법관들이 있었음을 암시했다.

김 부장판사는 사법파동을 통해 떠오른 의혹들은 실제 존재하기 어렵다는 자신의 입장도 내비쳤다. 그는 “대법원 안에서 재판거래를 하려면 그 개성 강한 대법관들 14명이 모두 한통속으로 의기투합해야 한다”면서 “그들이 얻고자 하는 이익이 서로 간에 모순 없이 모두 구현돼야 하며 그 대법관들 개개인에게 소속된 서너명의 재판연구관의 눈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정도 물리적 제약만으로도 거의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그는 이 같은 혼란을 야기한 주역들이 이제는 정치하러 법복을 벗은 행태에 대해 비판을 이어갔다. “법원이 건국 이래로 가장 혹독한 사법파동을 겪었는데, 그 당시 그 무대 한가운데 섰던 법관 중에서 일부가 선거철이 오니 정치를 하러 가셨다”고 꼬집은 것.

(좌측부터) 이수진(51) 전 부장판사, 최기상(51) 전 부장판사, 이탄희(42) 전 판사

이와 관련해 최근 3명의 판사가 법원의 정기 인사에서 법복을 벗었다. 소위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를 비난하며 그 의혹을 부풀리는 데 일조한 자들이다. 대표적으로 이탄희(42) 전 판사가 있다. 그는 좌파성향 법관들의 모임 ‘인권법연구회’에 속한 ‘인권 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소모임’ 출신으로 ‘양승태 행정처’의 권한 남용 의혹을 제기한 뒤 지난해 2월 사직했다. 그리고 지난 19일 ‘영입 인재 10호’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 뒤를 이어 이수진(51)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도 총선 출마를 겨냥해 ‘영입 인재 13호’로 민주당에 입당했다. 그 역시 좌파성향의 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그는 양승태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지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13일 퇴직 처리된 최기상(51) 전 부장판사의 케이스도 비슷하다. 최 전 판사는 ‘우리법연구회’의 회장 출신으로 양승태 대법원의 소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제기한 뒤 ‘헌정유린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아직 총선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은 드러내지 않았지만 퇴직 시기가 시기인 만큼 그 의도가 분명하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김 부장판사는 “그분들 몸에 투영된 법관의 이미지가 채 가시기도 전에 서둘러 정치로 입문하셨다”며 “어떤 분은 정치인으로의 길을 선언하시고서도 여전히 ‘법관탄핵’을 말씀하시면서 안에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분들이 사법부의 독립과 정의를 외치며 일으켰던 커다란 소용돌이는 이제 오롯이 남겨진 사람들이 감당해 내야 할 몫이 됐다”며 “정치인의 길을 가셨으니 이제 법원에 대하여 간섭하시는 것이 오히려 사법부의 독립에 독이 되실 수 있다는 것을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