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운 경찰영사 "밥 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을 데리고 비행기를 타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서 자리가 모자라"
대한항공 "전세기 띄우는 것은 기업으로써도 희생을 감수한 것...숟가락을 얹었다는 표현은 과하다"

중국 우한에서 온 관계자들이 31일 오전 김포공항에 착륙한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온 관계자들이 31일 오전 김포공항에 착륙한 전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중국 우한 총영사관에 근무하는 현지 영사가 귀국 교민 수송목적 전세기에 탑승했던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동행에 대해 ‘밥 숟가락 얹으려던 것’이라 표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우한에서 귀국 교민 지원을 맡은 정다운 경찰 영사는 지난 1일 자신의 위챗(페이스북이 금지된 중국 특성상 이용하는 SNS)에 “마지막 전세기 333명 무사 탑승 후 이륙 전문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며 “고생고생해서 전세기 마련했는데 밥 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을 데리고 비행기를 타서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서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본다. 결국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적었다.

정 영사는 하루 뒤 2일 뉴스1 인터뷰에서 “탑승 자리가 모자랐던 것은 아니고 환자 등 불편한 분이 배려받아야 하는데 그런 자리(비즈니스석)가 모자라 배려하지 못했다는 뜻”이라면서도 “디스크 수술해서 잘 걷지 못하는 분이 계셔서 비즈니스석으로 배려하고 싶었는데 높으신 분들이 많아 그런 자리가 나지 않았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정 영사의 글은 곧장 논란의 대상이 됐다. 대한항공 측이 나서 “조 회장은 교민 탑승을 위해 기내에서 준비한 것이다. 별도의 비서를 동행하지 않았다”며 “좌석은 부족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런 현장에서 마구 돌아다니는 게 이상하다. 전세기를 띄우는 것은 기업으로써도 희생을 감수한 것으로 숟가락을 얹었다는 표현은 과하다”는 입장까지 냈다.

문재인 정부는 당초 전세기를 4대 운영하도록 추진했지만, 중국 측 조치로 이틀간 2대를 보냈다. 이틀동안 701명의 교민과 유학생이 전세기로 귀국했다. 이 중 우한폐렴 유증상자의 경우 곧장 병원으로, 무증상자의 경우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으로 격리수용됐다. 전세기에는 정부와 탑승 여부를 조율한 조 회장과 함께 기장과 승무원 등 대한항공 직원 15명, 정부 관계자 일부가 함께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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