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확진자가 방문했던 면세점·대형마트·영화관 줄줄이 영업중단
집 안에서 생필품 주문 늘어...쿠팡 "주문량 폭주로 배송 지연" 공지
학교 개학 연기는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던 정부, 뒤늦게 개학 연기 허용하기도
우한→서울로 입국한 외국인 205명 中 65명은 연락처도 확인 안돼

사진: 연합뉴스 제공

국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그 파장이 사회 모든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이 끊기고, 영화관 관객도 급감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모든 영업점들은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고, 감염이 우려되는 지역의 유치원과 학교는 휴원하거나 개학을 연기했다. 여기에 중국 우한에서 서울로 입국한 외국인 205명 중 65명은 아직까지 연락처도 확인이 되지 않아 공포는 더욱 확산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들은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줄줄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다. 보건당국으로부터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이날부터 임시 휴업을 결정했으며,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12번째 확진자가 지난달 20일과 27일 두차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전날 임시 휴업을 결정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과 이마트 부천점도 임시 휴업을 알렸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방문했던 12번째 확진자는 그의 배우자인 14번째 확진자가 함께 지난달 30일 20여분간 이마트 부천점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일 CGV부천역점에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화 상영 도중 안내에 따라 관람객들이 영화관을 빠져나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CGV부천역점은 1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중국에서 입국한 8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이마트 전북 군산점과 5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CGV성신여대입구점, 3번째·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강남의 음식점 한일관 등도 줄줄이 휴업을 알렸다.

쿠팡 홈페이지 일부 캡쳐

이같은 영업중단 사태가 이어지자 소비자들은 밖으로 나가지 않는 대신 집 안에서 생필품들을 주문하는 모습이다.

특히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은 주문량 폭주가 이어지자 2일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량 폭주로 2월 2일 새벽 배송이 최대 2시간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소식을 알렸다. 최근 우한 폐렴 확진자가 대형마트와 식당을 돌아다닌 사실이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자 지난 주말 영화관을 찾는 관객수도 대폭 줄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영화관을 찾은 총관객 수는 총 82만3685명으로 그 전주 주말(119만9344명)과 비교해 37만명 이상 감소했다. 이처럼 타격이 커지자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 '더 프린세스: 도둑맞은 공주'는 주요 관객층들이 어린이라는 점을 고려해 아예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이외에도 리조트, 교회, 네일샵, 수영장 등 사람과의 접촉이 닿는 곳들은 일시적으로 영업중단을 알리고 있다. 

이중 사람과의 접촉이 불가피한 한 네일샵의 경우엔 갑작스런 폐점을 알리기도 했다. 전국 단위 규모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이 네일샵의 갑작스런 폐점 소식에 일부 회원은 회원권 결제에 대한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경찰에 공동으로 고소하겠다고 나섰다. 이 매장은 현재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계정도 모두 삭제한 상황이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유치원과 초중고 학교들은 개학을 늦추거나 휴업을 결정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3일까지 개학을 미루거나 휴업한 학교는 총 484곳이다. 유치원 393곳, 초등학교 53곳, 중학교 21곳, 고등학교 16곳, 특수학교 1곳 등이다. 확진자가 나오거나 거친 지역인 경기 수원·부천·고양시에서 337곳, 전북 군산시가 138곳, 서울 9곳이다. 

특히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고양·부천·수원 등에선 경기도교육청의 방침에 따라 모든 유치원을 3일부터 일주일 동안 휴업하기로 했다. 학교들에는 휴업을 권고했다.

당초 정부는 학교 개학 연기나 휴업은 불필요하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국내서 3차 감염이 발생하고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난 점 등을 고려해 뒤늦게 감염 우려 지역에 한해 개학 연기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한편 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지난달 13∼25일 서울로 들어온 외국인 205명 가운데 출국 여부와 연락처가 확인되지 않은 인원은 총 6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넘겨 받은 명단을 조사한 결과, 우한에서 서울로 입국한 205명 중 185명은 중국인이다. 39명은 출국했으며 101명은 소재가 파악돼 감시하에 있다. 아직까지 연락처 조자 확인되지 않은 65명은 버젓히 서울 시내를 활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는 더욱 확산하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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