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본부장 "무증상·경증환자 감염증 전파 가능성 크다...호흡기 질환과 증상 구별 어려워"
앞서 보건 당국 "무증상 감염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과학적인 근거 없다"
정부, 국내 '3차 감염' 진행 사실 공식 확인...3번→6번→10·11번 환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의 무증상ㆍ경증환자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기존과 달리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면서 처음으로 인정했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총리 주재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혔다.

박능후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증상이 감기 등 일반 호흡기 질환과 유사해 구별이 어렵고 무증상, 경증 환자에게서 감염 전파 사례가 나와서 기존보다 방역 관리가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브리핑 시간에 맞춰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달리 무증상·경증환자 감염증 전파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보건 당국은 "무증상 감염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며 무증상 상태 감염 가능성을 부인해 왔다.

지난달 29일 박혜경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팀장은 무증상 감염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근거가 확실하지 않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코로나바이러스 패밀리에 있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형적인 특징에서 그렇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면 무증상 감염이 일반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서는 없다라고 돼 있어 아마도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그 특징을 따라가지 않을까라고 추측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일 오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무증상 감염에 대한 것은 저희도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그런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전된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국내 6번째 확진자가 3번 확진자의 일상 접촉자였음에도 발병이 됨에 따라 무증상 감염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또한 일본, 독일, 중국 등에서 무증상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박능후 본부장은 이날 “적극적인 조기진단과 격리를 통한 전파 차단에 집중해 환자가 중증단계에서 발견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증상 환자에게 감염되는 것과 잠복기간에 감염되는 것을 구분해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잠복기 상태에서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잠복기에서 증상 발현이 되는 단계로 넘어가는 초기에 무증상 상태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국내에서 발생한 우한폐렴 확산이 3차 감염까지 진행됐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은 "2차 감염은 원래 감염자로부터 전파된 것이고 3차 감염은 그 사람(2차 감염자)으로부터 다시 전파돼 감염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사례는 6번, 9번 환자가 2차 감염에 해당되고 6번 환자의 아내와 아들인 10번, 11번에 사례가 3차 감염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5세 한국인 남성인 6번 환자는 지난달 54세 한국인 남성인 3번 환자와 식사를 한 뒤 같은 달 27일 환자 접촉자 통보를 받고 자가 격리 상태였다. 검사 결과 30일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3번 환자로부터 '2차 감염'된 6번 환자의 접촉자는 2일까지 25명으로 확인됐다.

25명 중 아내와 아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3차 전파'돼 각각 10번과 11번 환자가 됐다. 

10번 환자는 54세 여성, 11번 환자는 25세 남성이다. 가족인 3명은 현재 서울대병원에 격리돼 있다. 10번 환자의 접촉자는 2명, 11번 환자의 접촉자는 아직 조사 중이다.

아직 환자들의 접촉자 규모는 역학조사 중이어서 조사 결과에 따라 '4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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