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법’ 민중기, 임기 2년 채우고도 법원장 유임...여자들 있는 술자리서 ‘성희롱’ 발언도
양승태 옹호 판사 강민구-문용선 등은 사법연구원으로 좌천성 인사...'주홍글씨' 여전
‘법원장 후보 추천제’ 따라 윤태식-최병준, 각각 법원장으로 임명
퇴직 판사는 25명...대법관 후보로 거론된 이정석, ‘미스 함무라비’ 저서 낸 문유석 등 법복 벗어

대법원./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31일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 법관에 대한 보임 및 전보 인사를 했다. 김 대법원장이 2018년 취임한 이래 세 번째 고위 법관 정기 인사다.

민중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

김 대법원장의 이날 발표로 김창보(61·연수원 14기) 서울고등법원장과 민중기(61·14기)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유임됐다. 다만 민 법원장의 경우 임기 2년을 마치고도 유임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012년 법원장 순환보직제가 마련된 이래 임기 2년을 채운 법원장은 일선 재판업무로 복귀하는 게 관례다. 또한 민 법원장이 좌파 성향 법관 모임 ‘우리법 연구회’ 출신으로 알려져 이곳 회장을 맡았던 김 대법원장의 편의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 대법원장은 지난 2014년 법관들과 남녀 기자들이 모인 술자리에서 “남자가 여자를 만족시키는 데 신용카드 한 장 크기면 된다”는 취지의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한편 신임 대전고등법원장에는 김광태(59·연수원 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전보됐다. 광주고등법원장에는 황병하(58·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특허법원장에는 이승영(58·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김용석 서울행정법원장, 최규홍 서울동부지방법원장, 윤준 수원지방법원장, 김필곤 대전지방법원장, 이상주 청주지방법원장 등 법원장 5명은 임기를 마치고 서울고법 및 수원고법 재판부로 복귀한다.

서울고법의 강민구(62·14기), 문용선(62·15기), 이균용(59·16기) 등 3명은 6개월간 사법을 연구하는 연구법관으로 발령났다. 연구법관은 재판 업무에서 빠지게 돼 좌천성 보직으로 평가된다. 강 부장판사는 지난해 7월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양승태 대법원에서 선고를 지연하던 것엔 박근혜 정부가 외교적·정책적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벌어준 측면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부장판사는 소위 ‘사법농단’ 사건에 관계돼 비위 통보를 받은 66명의 법관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김 대법원장의 체제 하에선 양승태 대법원에 대한 ‘주홍글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통해선 윤태식(55·24기) 서울동부지법 수석부장판사, 최병준(56·18기)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각각 서울동부지방법원장과 대전지방법원장으로 임명됐다. 이 제도는 법관들이 후보를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것으로 지난해 처음 도입됐다.

25명의 법관은 퇴직했다. 대법원 공보관을 지냈고 대법관 후보로도 거론된 이정석(55·22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정재헌(53·29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이진만(56ㆍ18기), 조용현(52ㆍ22기) 고법 부장판사가 등이 법원을 떠난다. ‘미스 함무라비’ 등 저서를 통해 대중에 알려진 문유석(51·26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법복을 벗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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