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천안 수용키로 하다가 지역민 반발에 노선 변경한 듯...아산-진천 주민들도 경로 진입 막겠다며 강력 반발

수석보좌관회의서 모두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서 모두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정부가 우한폐렴과 관련해 국내로 송환하는 중국 우한지역 교민과 유학생을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에 격리수용하기로 했다.

2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0일과 31일 전세기로 국내 송환하는 사람들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이날 확정했다. 두 곳은 공무원 전용 교육시설로 외부에 개방하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는 전날(28일)까지만 해도 교민과 유학생 등을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다만 지역 반발이 거세자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국민 불안을 고려해 최대한 도심에서 떨어진 곳을 수용 시설로 점찍었다”며 “잠복기(14일)가 지날 때까지 해당 시설에서 공동 생활키로 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 지역 주민과 협의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천안 인구는 65만2258명, 진천과 아산은 각각 8만1084명과 31만4395명이다.

이에 ‘총선용 표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진천과 아산 주민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결사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이미 집회신고까지 마친 해당지역 주민들은 트랙터를 동원해 진입로를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당초 교민들을 수용한다던 천안은 민주당 우세 지역이지만 아산은 한국당과 민주당이 반반씩, 진천은 한국당 우세지역”이라며 “진천이든 아산이든 천안이든 정부 독단적인 결정은 충청도민을 무시하는 결정”이라 반발했다.

한편  정부가 전세기로 국내 송환하는 우한 교민은 694명이다. 이들은 김포공항을 통해 30~31일 4회에 걸쳐 입국한다. 전세기에는 37.5도 이상 발열과 구토・기침・인후통・호흡 곤란 등 의심 증상자는 탑승할 수 없다. 중국 국적자 역시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우리 국민의 가족이라도 탑승할 수 없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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