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손학규에 당 비대위원장 자리 거절 당하자 탈당 선언
"손학규 기자회견 발언 보면서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 접었다"
창당 시 양대 주축이었던 유승민계 이어 안철수계도 '도미노 탈당' 가능성 커
손학규계만 남은 바미당, 사실상 공중분해...오늘 중 탈당계 제출할 의원도 있어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9일 오전 “비통하지만 내 갈 길 가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전날 손학규 바미당 대표를 만나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을 자신에게 맡길 것을 요구한 것이 일언지하에 거절당하자 안 전 의원은 즉각 탈당 카드를 던졌다. 바미당 의원들의 탈당이 줄을 잇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어제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면서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담대한 변화의 새 물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전날 손 대표를 만나 당 비대위원장을 본인에게 위임할 것을 요구했으나 손 대표는 수용할 의사가 없다고 일축했다.

안 전 의원은 “저의 길은 더 힘들고 외로울 것이다”라며 “기성의 관성과 질서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난관을 깨고 나갈 수 없다. 저 안철수의 길을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그는 “실용적 중도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해 나간다면 수십 년 한국사회의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바른미래당을 재창당해 그러한 길을 걷고자 했지만 이제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탈당에 대해 해명했다.

창당 시 양대 주축이었던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에 이어 안 전 의원까지 이날 탈당 선언을 하면서 바미당은 사실상 공중분해의 길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바미당 안팎에서는 안 전 의원과 손 대표의 전날 회동 직후부터 당이 쪼개질 것이란 얘기가 파다했다. 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안 전 의원의 제안을 모두 거부한 데 대해 “이렇게 되면 쪼개질 수밖에 없다”며 상당수 의원들이 탈당 시점을 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당 소속 지자체 의원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이 오늘 중 탈당계를 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유한국당의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안철수계’인 문병호 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영환 전 의원을 만났다. ‘반문’을 기치로 대통합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