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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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귀순한 북한군 병사들이 정부 신문 과정에서 "배고픔을 견디기 힘들었다"고 공통되게 진술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계속된 대북 경제제재 등으로 북한군 전방지역 보급까지 타격을 받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일보는 지난 27일 보도에서 국방부·통일부·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신문반 관계자를 인용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남으로 내려온 오청성씨를 비롯해 최근 귀순한 병사 3명이 귀순 동기로 배고픔을 견디기 힘들었다는 동일한 진술을 했다"며 "이는 전방지역 북한군 병사들 급식 보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북한군 중에서도 전방 부대는 보급 상황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보급 상황이 악화됐다는 진술이 나온 것이다.

지난해 6월13일 비무장지대(DMZ)를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는 올해 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식량이 매우 부족해 북한군의 80%는 자급자족을 하는 실정"이라며 "북한군 10명 중 7명은 한 번쯤 귀순을 고민한다"고 증언했다. 

앞서 귀순 시점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듣고 귀순을 결심했다고 밝힌 이 이 귀순병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전투식량 창고 개방 등을 계기로 "북한군 내부에선 강하게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뜻의 '강영실 동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

사진=채널A, MBN, 연합뉴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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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총격도 감수하고 귀순한 오청성씨도 신문과정에서 "배고픔의 고통을 이기기 힘들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씨는 심각한 총상을 입은 뒤 한국 내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는 과정에서, 그의 소화기관 안에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수많은 대형 기생충과 앞서 섭취한 옥수수 알갱이 등이 발견된 것으로 북한인권 참상을 환기하는 계기가 됐었다. 일각에서는 익명의 합동신문반 관계자와 여권 인사를 인용해 오씨를 '소주 7~8병을 마시고 주취상태에서 우발적으로 귀순한 범죄 연루자'로 규정하는 미확인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총을 휴대하고 철책을 넘은 북한군 초급병사는 합동신문에서 "부대에서 먹을 것을 훔치지 않았는데 상관이 (자신을) 의심해 귀순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부대 내에서 식량난으로 인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북한 병사들이 양말이 없어 무명천으로 발을 감싸고 다니는 모습이 우리 군에 포착되기도 했다고 28일 중앙일보는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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