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지요다 구 소재 ‘영토·주권전시관’ 지난 20일 확장 이전...독도·센카쿠제도 등 韓·中 사이 영토 분쟁 지역 관련 자료 전시
日·러 간 영토 분쟁 지역인 ‘북방영토’ 관련 전시물이 추가...러시아 외무성, 日 대사관 관계자 초치해 일본 측에 이의 제기
日, ‘북방영토’는 1875년 국경 조약으로 합법적으로 취득한 일본 고유의 영토...러시아 실효 지배중인 쿠릴열도 남부 도서 지역의 반환 주장해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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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영토·주권전시관’은 독도·센카쿠열도 등 일본이 한국·중국 등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지난 20일 확장 이전했다.(이미지=‘영토·주권전시관’ 공식 웹사이트)

일본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된 지역의 자료를 수집·전시하고 있는 ‘영토·주권전시관’이 최근 확장·이전하면서 러시아와의 영유권 분쟁중인 쿠릴열도 등 ‘북방영토’와 관련된 전시 내용이 추가된 데 대해 러시아 외무성은 모스크바 주재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招致)해 일본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

일본 NHK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성은 최근 확장·이전된 ‘영토·주권전시관’에 자국이 실효 지배중인 쿠릴열도 섬들에 대해 일본이 그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의 전시물이 추가된 데 대해 주(駐) 모스크바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려는 (일·러) 정상 간 합의에 반한다”며 일본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 NHK의 같은 보도에 따르면 일본 측은 해당 전시물이 ‘국내 계발(啓發) 등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러시아 측에 양해를 구했다.

독도(獨島)와 센카쿠제도(諸島) 등 일본이 우리나라와 중국 등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지역에 관한 자료 등을 수집해 전시하고 있는 도쿄 지요다(千代田) 소재 ‘영토·주권전시관’은 지난 20일 확장·이전을 끝마치고 기념식을 열었다. 확장·이전된 전시관 규모는 이전의 것과 비교해 7배 더 커졌으며, 독도·센카쿠제도와 관련된 전시 내용 외에도 현재 일본이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하보마이(齒舞)·시코탄(色丹)·구나시리(國後)·에토로후(擇捉) 등 쿠릴열도(일본명 ‘지시마·千島 열도’) 남부에 위치한 일부 도서(島嶼) 지역에 관한 내용(소위 ‘북방영토문제’)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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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 인근 지역의 지도.(지도=위키피디아)

이 지역에 대한 일본의 영유는 지난 1875년 일본과 당시 러시아제국 사이의 국경 문제를 다루는 ‘가라후토·지시마 교환조약’이 양국 사이에 체결되면서 국제적인 승인을 얻었다. 조약의 내용은 사할린(일본명 ‘가라후토’)은 러시아령(領)으로 하고 쿠릴열도 전체는 일본령으로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1905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면서 일본은 러시아제국으로부터 북위 50도 이남의 사할린 남부를 할양 받았으나,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일본의 패전과 함께 사할린 남부를 포함한 쿠릴열도 전체가 소련으로 이양됐다.

이후 일본은 현재까지 러시아 측에 지난 1943년 있은 ‘카이로선언’에 기초해 쿠릴(지시마)열도 남부에 위치한 4개 섬에 대한 반환을 요구해 왔다. ‘카이로선언’에서는 일본이 지난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개시 이후에 탈취 또는 점령한 태평양의 도서 일체를 일본 영토로부터 제외될 것을 명기하고 있는데, 현재 러시아기 실효지배중인 ‘북방영토’에 해당하는 쿠릴열도 남부 4개 도서 지역은 러시아 측과의 평화로운 국경 조약에 따라 일본이 합법적으로 취득한 지역이며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획득한 영토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것이 일본 측의 주장이다.

한편, ‘영토·주권전시관’이 확장·이전돼 기념식이 개최된 것과 관련, 우리 정부는 20일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주한(駐韓)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한 바 있다.

같은 날 우리 정부는 또 ‘영토·주권전시관’이 독도 등에 대한 일본의 영유를 주장하는 내용의 전시를 하고 있는 데 대해 일본이 ‘독도는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잘못된 내용을 선전하기 위함이라며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전시관의 폐쇄를 촉구하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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