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부는 김의겸 예비후보 자진사퇴 원하는 분위기...정봉주엔 '공식 출마선언 한 적 없다'는 판단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 김의겸에 거듭 '계속 심사' 결정 내놔 공천 직접배제는 회피
靑 울산시장 부정선거 개입의혹 송병기 前울산 부시장에도 '계속 심사'로 판정 보류
오히려 울산 靑하명수사 이행 혐의 받는 경찰 고위직 황운하엔 '적격' 판정...종로 출마 이낙연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정봉주 전 국회의원.(사진 출처=연합뉴스)

각각 전북 군산시, 서울 강서구갑 지역구 총선 출마를 선언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정봉주 전 국회의원에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출마 포기'를 요구한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이날 국가기간통신사 연합뉴스는 여권 핵심관계자가 통화에서 "그분들과 친분에 따라 당의 의견을 전달할 담당자를 정했다"며 "그들 각각에 당의 입장을 알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당 지도부는 전북 군산 출마를 준비하는 김 전 대변인의 서울 흑석동 재개발예정지 건물 매매에서 불거진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큰 부담을 느껴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두번째 입' 역할을 했던 김 전 대변인은 2018년 7월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재개발 지역 내 상가 건물을 25억70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지난해 3월 드러나 '내부 정보에 의한 부동산 투기' '권력과 친분에 힘입은 특혜' 의혹을 받자 마자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난해 12월엔 해당 상가를 34억5000만원에 매각해 1년 5개월 만에 액면가로 8억8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김 전 대변인은 부동산 처분 차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가, 보름여 만에 '선거기간 중 기부는 어렵다'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발뺌하는 등의 대처 방식을 놓고 여론이 여전히 싸늘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공천에서 직접 배제하는 등 강제적 방식보다는 출마를 자진 포기할 수 있도록 권하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연합뉴스는 또 다른 여권 핵심관계자가 "당의 대체적인 분위기를 김 전 대변인이 알텐데, '그래도 (자신에게) 그 정도까지 가혹하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아쉬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정봉주 전 의원에게도 당 지도부가 이번 총선에 나서지 말라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같은 당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강서갑 출마를 검토한 정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에 도전하려다가, '성추행 의혹' 보도로 복당이 불허됐었다. 이후 관련 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난 뒤 입당을 허가받았지만 총선 출마에마저 빨간 불이 켜진 셈이다.

최근 들어 정 전 의원은 지난 14일 "빨간점퍼(정치색이 자유한국당과 같다고 빗댄 표현) 민주당을 솎아내야 한다"며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강서갑 출마를 공언했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여권발 '검찰개혁 사기' 정책 폐해를 공개 비판해 온 금 의원을 축출하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하지만 당 핵심 관계자는 "정 전 의원은 예비후보 검증 신청을 하지 않았고,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을 한 것은 아니다"며 공천심사 절차와는 별개로 정 전 의원의 거취를 정리할 수 있다고 매체에 밝혔다.

한편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이날 오후 제15차 회의 결과 김 전 대변인에 대해 '계속 심사' 결정을 내려 직접 배제 결정을 회피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증위는 또 청와대 울산시장 부정선거 개입 등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해 '계속 심사'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를 이행한 혐의로 수사대상이 된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전 울산지방경찰청장)에 대해선 '적격' 처분했다. 검증위는 '적격' 판정은 서울 종로 출마가 공식화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도 포함해 3명에게 내렸다. 부적격 판정자는 2명, 정밀심사를 공천관리위에 요청하기로 한 후보가 2명이었고, 2명에 대해선 계속 심사하기로 결정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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