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검찰 중간 간부 인사 강행한 이래 첫 사례
“검찰이 너무나 어려운 때 검찰을 떠나게 돼 안타깝다”...소회 밝혀
김성주 부장검사, 이번 인사로 초임지였던 울산지검 형사5부로 재발령...사실상 ‘좌천’
청와대 울산선거 개입 수사하던 실무진 해체...윗선 향하던 검찰 수사 궤도 이탈 불가피

김성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법률신문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한 부장검사가 좌천 인사를 당하자 즉각 사표를 제출했다. 법무부가 검찰의 중간 간부를 강행한 이래 일선 검사가 사의를 밝힌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성주(49·연수원 31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장은 28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17년 11개월간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려 한다”며 “2009년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서 공안 업무를 시작한 이후 계속해서 공안 업무만 담당할 수 있도록 과분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검찰이 너무나 어려운 때 검찰을 떠나게 돼 안타깝다”면서 “밖에서도 늘 검찰을 응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장이 몸을 담았던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는 폐지되고 형사부로 전환된다. 추미애의 법무부가 검찰 직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청와대의 울산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한 공공수사부는 현행 3개에서 2개로 축소됐다. 조국 전 법무 장관 일가(一家) 비리 사건을 맡은 반부패수사부도 현행 4개에서 2개로 줄어들어 현 정권의 범죄 혐의를 무마하려는 법무부의 저의가 드러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김 부장은 공공수사3부의 실무진이었지만 법무부로부터 ‘좌천 인사’를 알게 된 직후 사직을 결정했다고 한다. 법무부는 지난 23일 인사를 발표하며 그를 울산지검 형사5부(옛 공공수사부) 부장으로 전보했다. 그러나 김 부장은 과거 초임 부장검사로 임명된 2017년 8월 울산지검 공안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초임지에 다시 보내는 것은 좌천성 인사라는 게 검찰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제 청와대 선거개입 수사팀 중에서 중간 간부는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48·연수원 31기)만 남게 됐다. 수사를 지휘하던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50·연수원 29기)은 평택지청장으로 이동한다. 실무를 담당한 임현 대검찰청 공공수사정책관(51·28기)은 대전지검 차장으로 밀려난다. 정진용 서울중앙지검 (50·연수원 30기)공공수사1부장과 이상현 울산지검 공공수사부장(46·연수원 33기)는 각각 광주지검 형사1부장, 대전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전보된다. 기존 수사팀의 구성원이 사실상 해체된 모양새다. 윤석열 검찰 총장이 인사 직전 법무부에 특별히 유임을 부탁한 대검 공안분야 간부들도 전원 지방으로 발령됐다.

이에 따라 울산선거 개입에 연루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등 윗선으로 향하던 검찰 수사가 궤도를 이탈하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법무부는 검찰 간부 인사와 직제개편과 관련, “검찰개혁법령의 제·개정에 따른 형사·공판부 확대를 추진한 것일 뿐 현안사건 수사팀 존속 여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실제 수사팀은 대부분 유임했다”고 강변한 바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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