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최강욱 기소 미뤄 윤석열 총장에 질책받은 날...검찰 외부인(추정)과 통화 논란
검찰이 최강욱 기소하자 법무부 최강욱 편에 서서 “윤석열 검찰 감찰하겠다” 즉각 반발
범죄 혐의 받는 최강욱 청와대서 직위 유지...검찰 향해선 ‘쿠데타’라며 적반하장
이성윤, 법무부 대리인 노릇하러 검찰 2인자 자리에 전략 배치됐다는 비판 제기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좌측),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법무부와 교감하며 검찰 조직 체계를 와해하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조국 전 법무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에 연루된 친문(親文)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검찰이 기소하는 과정에서다. 이 지검장은 기소 지시를 내린 윤석열 검찰 총장을 건너뛰고 최 비서관에 대한 수사 과정을 추미애 법무 장관에게 사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최 비서관을 기소한 수사팀과 윤 총장에 대한 감찰 의사를 밝히게 된 배경이다. 이와 함께 최 비서관은 피의자 신분임에도 직위를 유지한 채 검찰의 수사를 “쿠데타”라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28일 펜앤드마이크 취재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지난 22일 오후 최 전 비서관에 대한 기소를 재가해달라는 수사팀의 요청을 무시했다. 앞서 윤 총장이 회의 중 최 전 비서관을 기소하라고 지시한 상태였다. 이 지검장은 밤늦게까지 검찰청사 내 집무실에서 나오지 않았고 결재를 기다리는 송경호 3차장 이하 수사팀 전원도 사무실에 대기하면서 양측 간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때 이 지검장이 밤 9시쯤 법무부의 인사로 추정되는 누군가와 은연중에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비서관에 대한 기소 건을 놓고 법무부와 소통했으리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이후 이 지검장은 밤 10시쯤 청사 외부로 나간 뒤 2시간 후에 복귀했고 윤 총장의 호된 질책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날인 23일 오전 검찰은 최 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수사팀이 기소 결재를 미루는 이 지검장을 우회해 전결한 것이다. 윤 총장의 직접 지시 하에 이뤄졌다. 그러자 법무부는 주무(主務)도 아닌 일에 즉각 반발하며 최 비서관의 편에 섰다. 검찰의 기소를 ‘날치기’로 규정하고 “적법절차를 위반한 윤 총장 휘하 수사팀을 감찰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앞서 한 시간 전에는 최 비서관이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쿠데타’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되면 검찰의 범죄 행위가 드러날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따라 이 지검장이 전날 밤 통화를 한 상대가 법무부 측이고 검찰의 분위기를 전했을 것이란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략적으로 검찰 2인자 자리에 배치돼 법무부 대리인 노릇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법무부와 최 비서관이 유사한 내용으로 검찰을 공개 비판하면서 이들 간에 사전 모의가 있었으리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최 비서관이 범죄 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청와대 안의 직위를 유지하고 검찰을 겨냥해 ‘쿠데타’ 운운한 것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는 중이다. 최 비서관은 변호사 시절인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조국 전 법무 장관의 아들 조모씨(24)에게 ‘허위 인턴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준 혐의를 받는다. 그러면서 “아들 합격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해 위법 행위를 인지한 상태에서 조 전 장관에게 협조한 상황이 굳어지고 있다. 그런 그가 수사 기관인 검찰을 향해 비난 수위를 높이는 것은 적반하장도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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