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방문한 55세 한국인 남성 확진자로 판정
20일 귀국, 21일 감기 증세, 25일 고열-근육통, 26일 유증상자 분류, 27일 감염 확인
무증상으로 공항 검역 통과 후에도 약 5일간 보건당국 관리 받지 않아 감시 공백 생겨
보건복지부, 위기경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중앙사고수습본부 가동
文대통령, 입국자 전수 조사 추진 지시..."증세 뒤늦게 나타나 확인할 필요 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27일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 방문했다가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남성은 무증상으로 한국에 입국해 공항 검역을 통과한 데 이어 감기 증세로 방문한 국내 의료기관에서도 조기 차단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는 귀국 다음날인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25일 고열(38도)과 근육통이 발생해 의료기관을 재방문한 뒤 보건소에 신고돼 능동감시를 받았다. 입국 후 약 5일간 보건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아 감시 공백이 생긴 것이다.

그는 26일 근육통이 악화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고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같은 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분당 서울대병원)으로 격리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았고 27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됐다. 

국내 세번째 '우한 폐렴' 감염증으로 판명된 남성(54세)도 입국 당시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어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아 입국한 지 6일이나 지난 후 확진 판정을 받았고, 병원 격리 전까지 일상생활을 해 전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는 세번째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총 74명으로 파악했다. 이 가운데 1명(호텔 종사자)이 증상을 보여 격리하고 검사를 시행했으나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 제1차 회의'를 열고 국내 지역사회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전파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또 이날부터 보건복지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질병관리본부의 방역업무 지원과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 업무를 담당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관저에서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들과 오찬을 겸한 '우한폐렴' 대책회의에서 "증세가 뒤늦게 나타나기에 현재 어떻게 돼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한편 중국 제일재경망이 27일 중국 항공서비스 앱 '항공반자'(港班管家)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한이 봉쇄되기 전인 지난 12월 30일∼22일 우한에서 출발한 탑승객 중 6만5853명이 베이징으로, 5만7814명이 상하이로, 5만5922명 광저우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해외로 떠난 우한 탑승객은 태국이 2만558명으로 가장 많았고, 싱가포르 1만680명, 도쿄 9080명, 한국 6430명 순으로 조사됐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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