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과 2001년 5월 4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이복형 김정남(왼쪽)의 모습(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과 2001년 5월 4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이복형 김정남(왼쪽)의 모습(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살해되기 전 말레이시아의 지인에게 신변 위협을 느낀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7일 전했다.

2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말레이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린 김정남 피살 사건의 수사를 맡았던 말레이시아 경찰 간부 ‘완 아지룰 니잠’ 씨는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의 지인에게서 차량과 운전사를 빌리며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완 아지룰은 동남아시아 출신 여성 피고인 2명에 대한 심리에 출석해 김정남이 김정남은 살해되기 6개월 전 말레이시아의 지인 토미 요시오 씨에게 운전사가 딸린 차량을 빌리며 “목숨을 잃을까 두렵다. 운전사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 사실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그는 요시오란 인물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남의 발언은 그가 자신이 암살될 가능성을 어렴풋이나마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경찰은 이후 김정남이 지난해 2월 6일 말레이시아에 도착해 요시오 씨가 제공한 차량을 이용해 이동했다고 밝혔다.

김정남은 지난해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마카오행 항공기 탑승 직전 북한인들의 사주를 받은 동남아 출신 여성 두 명의 독극물 공격을 받고 살해됐다.

김정남의 얼굴이 VX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 국적 피고인 시티 아이샤(26, 여)와 베트남 출신 피고인 도안 티 흐엉(30, 여)은 리얼리티 TV용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들의 말에 속아 살해도구로 이용됐을 뿐이라며 체포된 이후 줄곧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들이 국외로 도주한 북한인 용의자 4명과 김정남을 살해할 공동의 의사를 갖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들을 작년 3월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말레이시아 형법은 고의적 살인이 입증될 경우 반드시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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