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이 '액션플랜' 없는 브리핑...의료계-늘공에게만 "헌신적 노력, 제1선 책임" 떠넘기기도
"우리 국민들, 메르스-사스 등 호흡기 관련 감염병 여러차례 퇴치 경험" 前정부 감염병 사례부터 거론
"국민 신체-정신건강 높은 수준 유지하려면 '사회적 건강' 뒷받침돼야..." 불필요한 레토릭 남발
"우한 폐렴 아무리 위협적이라 해도 우리의 역사적 경험서 비롯된 사회적 체계 그리 쉽게 안 무너져"?
"국민 모두 '내 건강은 내가 지킬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강을 지킨다' 마음으로 저마다의 책임을..."
사실상 방관, '우한 독감' 용어 혼동도...'메르스 공포 정치' 앞장서던 야당때와 달리 無대안 말로 떼우기?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중국 현지 십수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한 '우한 폐렴' 확산을 두고 집권여당으로서의 질병확산 방지 대안이나 조치계획은 빠진 '감상문같은' 브리핑을 내놨다. '우한 폐렴'으로 통용되고 있는 질병을 '우한 독감'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특히 사전적 의미도 불분명한 "우리 공동체의 사회적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거나, 의료계 종사자들과 소위 '늘공'들에게만 "헌신적인 노력"을 당부하고, 국민들에게는 "저마다의 책임을 다해달라"고 떠넘기는 레토릭(수사·修辭)으로 점철돼 유체이탈 화법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원외·서울 강동구을 4.15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은 이날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즐거운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중국발 우한 폐렴의 확산에 대한 염려가 커지고 있다"며, 우선 "문재인 대통령도 철저한 대응을 당부했고, 민주당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했다.

이처럼 '노력'에 초점을 맞춘 언급 다음에는 별안간 "우리 국민들이 메르스, 사스 등 호흡기 관련 감염병을 여러 차례 퇴치해 본 경험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과거 정부에서의 질병 확산 사건부터 꺼내 든 것이다.

이해식 대변인은 "특히 2015년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는 국민들의 호흡기뿐만 아니라 사회시스템 전반의 빈틈을 여지없이 파고든 것이어서 극복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보건 의료 영역만이 아니라 중앙과 지방 간 일반행정의 권한과 역할의 정립이 필요하고, 국민 개개인의 자율적이고 책임감 있는 대처가 긴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즈음 메르스는 풍선에 바람 빠지듯 우리 곁에서 사라져갔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 공동체의 사회적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뼈저린 경험을 우리는 했던 것"이라며 "따라서 우한 폐렴이 아무리 위협적이라고 해도 우리의 역사적 경험과 그로부터 비롯된 감염병 방지를 위한 사회적 체계는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 차원의 '액션 플랜'은 내놓지 않은 채, 우한 폐렴이란 질병의 위험수위가 얼마나 되든 간 이른바 '사회적 체계'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등 의미가 불투명한 낙관론적 수사만 늘어놓은 셈이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결코 경계를 늦출 순 없다"면서 "무엇보다 의료계 종사자들과 공직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미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하는 등 신속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며 민생의 제1선을 책임지는 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이에 부응해 국민 모두 '내 건강은 내가 지킬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강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저마다의 책임을 다해 주시기를 바란다"면서 "수많은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온 우리 국민들은 이번 '우한 독감'도 확실하게 극복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확산 중인 독감(인플루엔자)과 우한 폐렴은 별개의 질병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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