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ㆍ성폭행 논란에 휩쓸린 촛불예찬론자들...‘정의’인줄 알고 지지했더니 뒤통수
-고은·이윤택·박재동, 약자 편이라면서 예술이 지닌 ‘상처 치유ㆍ위로’ 역할 강조해와
-이른바 ‘인권 운동’, ‘행동하는 양심’의 주축 인물들이 연이어 폭로대상으로 거론돼
-폭로 대상자들, 광우병·탄핵정국 촛불집회·세월호 추모집회 등 각종 집회 동선이 비슷해
-다방면에서 본연의 역할 충실히 임하며 正義 바라던 지지자들마저 무색케해

최근 성추행ㆍ성폭행 폭로가 이어지며 논란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사회 현안마다 ‘인권과 정의, 민주사회, 평화, 민족愛, 공동체, 행동하는 양심, 권력에 대한 저항’ 등 온갖 아름다운 단어들을 활용하며 ’약자 편, 피해자 편’을 강조했던 이들이 연이어 폭로의 대상이 되자, 폭로대상이 그동안 보여온 이중적인 행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그들이 강조한 ‘정의(正義)’에 대한 정의(定義)가 일반인들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스스로 ‘정의(正義)’를 자처할수록 자신의 불의(不義)에 대해서는 인지 못하고 남의 불의만을 꼬집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좌측부터 이윤택 연출가, 고은 시인, 박재동 만화가
한만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신부,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 사무국장

그들은 과거부터 이른바 ‘인권’을 강조했으며 '공감 능력'과 ‘촛불의 가치’ 또한 역설했다. 시인 고은 씨와 연출가 이윤택 씨, 박재동 만화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한만삼 신부, 천주교 인권위원회 김덕진 사무국장 등은 각계에서 밀접한 이들과 함께 이른바 ‘행동하는 양심’을 자처했다. 특히 여성 인권을 강조하기도 했다.

 

■ 고은 “문인들도 사회적 윤리적 책임을 강하게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좌파 문학인들 사이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고은 시인(85)은 촛불집회와 각종 사회 현장과 밀접하다. 촛불집회 현장을 보도한 언론에는 그가 자주 거론됐으며, 스스로도 이를 종용하기도 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를 예찬했고, 2012년 대선 정국 당시에는 한겨레신문에 기고를 통해 ‘야권 단일화가 안 되면 촛불집회라도 열어서 그것이 되게 하련다’며 촛불을 언급했으며, 2017년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극찬했다. 뿐만 아니라 이 외에도 그는 이른바 ‘순수예술로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겠다는 예술적 명분’ 아래 집회 현장 등을 함께 하며 시 낭송을 하고는 했다.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나 집회현장에서 시를 낭송하며 ‘아픔에 대해 위로’하려고 했으며, 동조하는 시인들과 세월호 추모 시집과 촛불집회 지지 시집을 출간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위한 추모행사였던 촛불집회에서는 “지금 나라 초상”이라는 내용이 담긴, 시대의 슬픔에 공감한다는 취지의 자작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한국작가회의에서 활동하는 시인 69명(고은·나희덕·도종환·신현림 등)은 세월호 추모 시집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실천문학사)를 출간했다.

고은 시인은 이 시집에서 ‘이름 짓지 못한 시’라는 제목의 시를 통해 "이 찬란한 아이들 생때같은 새끼들을/앞세우고 살아갈 세상이/얼마나 몹쓸 살 판입니까"라며 분노를 토했다. 찬란했을 이들의 희생에 분노하고 안타까워하던 그의 시 구절은 지금 와서는 아이러니하게 들린다.

광우병 논란 당시에 그는 좌파 문학계의 의견을 대표했다. 그는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지금의 시민들은 그야말로 한국 현대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시민의 초상'을 그려냈다"고 극찬했다.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촛불은 세계의 축복이에요. 그런 아름다운 풍경은 프랑스 혁명 때도 없었어요. 우리의 3·1운동이 얼마나 의미가 있습니까. 그 사람들이 3·1운동 이후를 책임지지는 못했지요. 그런데도 3·1운동은 중국의 5·4운동을 일으켰잖아요. 촛불은 세계 전역의 축복으로 전염될 겁니다. 21세기 새로운 불꽃을 세계로 퍼뜨립니다. 축복이 확대되고 방사되는 겁니다. 당장 그 촛불이 이명박 정부의 모순을 이겨내지 못했다고 해도 이건 세계사로 가는 겁니다."

2016년 12월 탄핵 정국 당시 "고결한 시민혁명의 시기에 살고 있다는 것이 아주 큰 축복으로 다가온다" “세계 역사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하나의 예술로서 이뤄진 시민혁명은 달리 떠올릴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이번 11월 시민혁명은 세계 각국에게 하나의 모범이 될 겁니다. 하나의 정치 축제, 문화 축제로서 널리 감염돼 퍼져 나가지 않을까 전망을 하고 있죠."

지난해 1월 말에는 동료시인 60명과 함께 박근혜 정권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시집 ‘천만 촛불 바다’(실천문학사·2017)를 출간하며 저항을 이어갔다. 

"백한 살 할머니도/ 늙은 아들 손잡고 나오셨네// 다 나왔네/ 다 나오셨네/ 혹에 나오지 못하였거든/ 집집마다 뜻을 걸고/ 일터에도 막을 걸었네" (고은 '다 나오셨네')

지난해 2월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자신의 삶을 바꿔야겠다는 순수한 개혁 의지가 느껴지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하나의 예술”이며 “세계사에서 없던 일을 살아있는 동안 목격한 것은 커다란 영광이다”라며 극찬했다.

좌파 언론은 특히 이와 관련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글을 쓴 게 가장 큰 이유”라며 고은의 노벨상 가능성을 높이 점치기도 했다.

2004년 초에는 ‘국가보안법을 폐지시켜주십시오’라는 성명서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른바 진보적 문인으로서 고은 씨는 북한에 대해선 우호적인 감정을 피력하면서 한국 정부와 미국엔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고은 씨는 지난해 3월 16일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문단내 성폭력 이슈는 “참 슬픈 일”이라며 “현대 초기의 문인들은 사회적인 일탈성이 있었으나, 이제는 문인들도 사회적 윤리적 책임을 강하게 의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성폭력 이슈에 대한 견해를 밝혔던 방송이 재조명받기도 했다.

다양한 사회 현안과 목소리를 주도했던 그는 아이러니하게 다양한 성추문 전력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영미 시인은 25년 전 술집에서 있었던 일과 관련하여 “한참 자위를 즐기던 그(고은)는 우리들을 향해 명령하듯, 아무렇지도 않게 ‘야 니들이 여기 좀 만져줘’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외에도 2008년 한 대학 초청 강연회 뒤풀이에서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으며, 당시 술에 취해 바지를 내리고 신체 주요 부위까지 노출했다고 전해진다. 또 다른 문인은 고 씨가 중소 출판사와 계약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여직원의 몸을 더듬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폭로가 이어지자, 따뜻한 이미지로 유명세를 타던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 이윤택 "이게 제대로 된 사회인가. 이렇게 야만적일 수가 있는가!"

연희단거리패를 만들고 연극계에서 왕처럼 군림하던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감독은 문화예술인 성추행 폭로의 기폭제가 되었다.

한국 연극계에서 영향력이 큰 연출가였던 이윤택은 강간·임신·낙태 등 뿐만 아니라 심각한 수준의 상습적인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이윤택은 “성관계는 했지만 물리적인 강제성이 있는 성폭행은 아니었다”고 반박했지만 피해자가 재반박했고, 오히려 비판 여론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한편, 그는 그동안 한의 정서를 표현하고, 소외된 이들의 아픔에 대해 위로하고 치유하겠다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는 1990년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라는 제목의 영화 제작진으로 동참했다. 영화 내용은 성폭행 당한 여자가 겪는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있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여성인권 문제를 다룬 영화였다. 30여 년이 지난 그는 동참하고 보여왔던 영화와는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윤택은 2016년말, 소위 진보진영 문화예술인들이 주최한 ‘블랙텐트’(촛불집회 현장인 광화문 광장)에서 사회 약자들과 여성들의 한을 풀어준다는 ‘씻금’이라는 극을 공연했다. 위안부 할머니와 자살한 청년을 등장시키며, 이 극의 마지막에서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하얀 배를 등장시키며 세월호를 추모하는 의식을 보여줬다.

그는 2016년 자신이 정치검열의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연희단패거리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는 "이게 제대로 된 사회인가. 이렇게 야만적일 수가 있는가!"라고 토로했다.

이윤택은 지난해 탄핵 정국 당시 정의로운 촛불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촛불은 제2차 시민혁명이자 명예혁명이었다. 촛불혁명에서 비롯된 새로운 시대가 왔다. 보수와 진보라는 구시대의 이분법을 극복하는 새로운 시대”라며 촛불에 대한 찬사를 수차례 늘어놓았다. 또한 “촛불집회가 민중민주적 정치집회였다면 참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이 주체가 되는 시민운동이었기 때문에 나도 참가했다.”며 의의를 강조했다. 이후에는 “촛불집회 경험을 진지한 작품으로 이어가겠다”는 논지의 계획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윤택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도덕성을 강조하며 문재인 후보 찬조 연설을 하기도 했다. 문 후보의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라고 밝힌 이윤택은 문 후보를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추켜세우는 한편, 청렴과 도덕의 가치를 내세웠다.

■ 한만삼 “인간에게는 양심이라는 빛이 있다”...“이웃에게 악을 저지르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된 사랑”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였던 한만삼 씨는 이른바 민중운동을 해온 소위 진보 성향의 종교인이다. 그러나 7년 전 해외 선교지에서 활동하던 중 여성 신도를 성폭행하려고 했었던 사실이 밝혀지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피해자 김 씨는 "한 신부는 '내가 내 몸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네가 좀 이해를 해달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성폭행을 시도했다"라고 폭로했다.

폭로와 달리 그는 꾸준히 약자와 ‘선(善)’을 자처하며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2016년 11월 28일 열렸던 수원촛불문화제에서도 故백남기씨와 관련해 “우리 사회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않고 은폐와 뻔뻔함으로 일관한 카인의 사회”라고 말했다. 또한 “국민을 개돼지보다 못한 존재로, 국민을 하나의 수단으로 보는 박근혜 정권의 사악함에 소름이 돋아오를 정도"라고 박근혜 정부를 맹비난했다.

그는 2013년 11월 6일 ‘쌍용차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이 땅의 해고노동자들을 위한 미사’를 집전했다. 이날 미사에서 그는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라는 주제로 강론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인간에게는 양심이라는 빛이 있다”며 “양심은 인간 생활의 도덕적 자원이지만 양심의 의무감을 강조할 땐 그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 보이지만 양심은 개인의 욕망이 전체적인 힘과 대립할 때보다 한 충동이 다른 충동과 맞설 때 더욱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말하며 양심의 가치를 역설했다.

이어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거짓된 사랑”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김덕진 “눈물과 한숨으로 불안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절규하는 이 땅 양심들의 절규를 들어라.”

김덕진 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은 4년 전 함께 밀양 송전탑 반대시위를 함께 하던 여성활동가를 강제로 키스하려고 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김씨는 성추행 행위가 합의로 이뤄졌던 것처럼 말하고 다녔다고 피해자는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정직 6개월과 교육프로그램 이수 처분을 내렸다.

김씨 또한 좌파 진영에서 진행하는 소위 ‘인권’ 운동에 빠짐없이 참여하며 정부 비판과 진실규명에 목소리를 낸 인물이다. 특히 권력계층의 무능을 질타하며 타인을 대신해 분노한다며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한 인물이다.

김씨는 경남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용산 참사, 쌍용자동차 파업 등과 관련한 집회·문화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인물이다. 또한 촛불집회를 주도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는 법원이 제주강정해군기지 건설반대 시위에 참여한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당시에는 “눈물과 한숨으로 불안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절규하는 이 땅 양심들의 절규를 들어라”며 역시 양심 어린 목소리들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도 평화를 수호하고 생명을 지키는 이들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국가 공권력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당당하게 맞설 것이다”라며 권력에 대한 투쟁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김씨는 현재는 사퇴했으나, 지난해 8월 발족한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 민간위원도 맡기도 하며 소위 ‘인권’ 운동, ‘행동하는 양심’의 주축이 된 인물이었다.

2016년 12월 김씨는 “1년에 딱 한번 천주교인권위 후원 부탁을 해야하는데 너무 늦었다. 박근혜가 버티고 퇴진을 안 해서 다른 일에 신경을 못 쓰고 있지만,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실 문이 닫히면 활동을 할 수 없으니 간곡하게 요청드린다”며 천주교인권위 운영난을 호소했다. 이에 당시 표창원 의원ㆍ조국 교수 또한 천주교 인권위 후원 호소에 동참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 박재동 "내 인생에서 가장 감격적인 해...새로운 촛불정부라고 불리는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

과거 한겨레만평 활동 등을 통해 시사만화의 거물급 인물로 알려진 박재동 만화가에게 성추행과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문화예술계 성추행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지난 26일 웹툰 작가인 이태경 씨는 박 씨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이태경 작가는 자신이 2011년 결혼을 앞두고 주례를 부탁하기 위해 만난 박 씨로부터 “반갑다면서 허벅지를 쓰다듬고 치마 아래와 다리 사이로 손이 들어왔다”며 당시 성추행을 당한 상황을 폭로했다. 또한 이 작가는 당시 박재동이 “처음 봤을 때부터 네가 맛있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예비신랑과) 성행위를 해봤느냐”, “내가 주례해주면 너는 어떻게 해줄 거냐”, “나랑 호텔에서 춤 한 번 춰줄 수 있겠냐” 등의 심한 불쾌감을 주는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박 씨는 시사만평 등을 통해 사회적 여론을 형성하던 인물이다. 그는 여성을 꽃에 비유하는 만평을 통해 조직 내에서 성적 대상으로 전락한 여성의 모습(꽃이 꺾이는 모습)을 조명하기도 했다.

박 씨의 그림을 토대로 한겨레출판사에서는 2015년 4월 ‘잊지 않겠습니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해당 서적은 시사만화가 박재동은 단원고 학생 80여 명의 그림을 그려 <한겨레>에 가져온 것으로 시작된다. 박재동 만화가는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보며, 눈 코, 입, 뺨, 머리카락도 어루만진다. 너희들의 꿈도 만져진다. 그러니 내 여태 그림 연습한 것이 너희들을 그리기 위해서 아니었을까 싶어진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블랙리스트에 포함돼서 국가정보원의 사찰을 받았다며 불법사찰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시민단체 대표를 맡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를 "내 인생에서 가장 감격적인 해라고 본다"며 "새로운 촛불정부라고 불리는 이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촛불정부의 출범으로 그동안 존재하던 안개같은 것이 한꺼번에 개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대선 시점에는 ‘블랙리스트 논란’에 힘입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가동한 ‘문화예술정책위원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문화예술정책위’는 블랙리스트 근절과 문화예술 창작인에 대한 적극 지원 등을 과제로 문화예술계 인사 70여명이 참여했다. 그는 최근 문화예술계 성폭행 논란의 기폭제 역할을 한 이윤택 연출가와 마찬가지로 2012년과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지했던 문화예술인이다.

■ 조민기 "광화문에서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꺼지지 않는 촛불을 켠다"

배우 조민기 씨의 경우, 직접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조민기 씨는 이른바 탄핵 촉구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11월 자신의 SNS를 통해 "광화문에서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꺼지지 않는 촛불을 켠다"며 일렁이는 촛불 사진을 올렸다. 이에 촛불을 함께 들었던 지지자들은 촛불 동참 연예인들에 대해서 정부가 혹여 피해줄 생각을 하지 말라는 논조를 펼치며 옹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 씨 또한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며,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그를 지지했던 이들의 목소리가 무색해진다는 평가다. 한 제보자는 2015년 조 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 안에는 상반신 나체 사진이나 팬티만 입고 있는 사진을 보내거나, '나 혼자 상상 속에 위험, 몹시 흥분', '난 지금 너무 XX해졌다', '난 만지고 있다. 도와 달라'는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조 씨는 자신이 가르치던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여있다.
 

그러나 사회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촛불의 가치를 드높였던 이들이 연이어 성추행ㆍ성폭행 폭로의 대상이 됨에 따라, 정말 그들이 정의(正義)인줄 알고 유대감을 형성했던 이들 사이에는 배신감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좌성향 문화예술인들의 민낯과 이중성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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