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분담금 협상, 전작권 전환, 한미 간 이견 등이 주요 변수
마이클 그린 CSIS 선임부소장 “文, 노무현처럼 주한미군 철수 주장하면 한국에 경제 혼란 초래할 것”
수미 테리 연구원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렬하면 주한미군 축소 가능”

빅터 차 CSIS 한국석좌

미 워싱턴에 근거지를 둔 민간단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22일(현지시간) 올해 한반도에 퍼펙트 스톰이 올 가능성을 30% 정도로 전망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차 석좌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냈다.

VOA에 따르면 차 석좌는 이날 CSIS가 ‘2020년 아시아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전작권 전환 문제,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퍼펙트 스톰이란 둘 이상의 태풍이 충돌해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현상을 지칭한다. 경제 사회적 측면에선 두 가지 이상의 악재가 동시에 발생해 영향력이 확대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차 석좌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도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이 올해 러시아와의 수교 30주년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남북 철도 연결 등이 의제로 올라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북 협상이 교착 국면에 놓인 상황에서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자연스럽게 한미 간 관계 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미북관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관적으로 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부분적 대북제재 완화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진 않는다고 했다.

그는 “향후 수개월 내 북한의 강경한 태도가 외교로 다시 선회할 가능성이 매우 낮긴 하지만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미 대북 문제에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자했고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분적 제재 완화를 최고의 협상 결과로 포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그린 CSIS 선임부소장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비판하기 시작하면서 주한미군을 밀어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을 때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 등급을 하락시켰고 거의 경제 위기 상황까지 갔다”며 “또다시 이 같은 상황이 재발한다면 한국뿐 아니라 동북아 경제에도 큰 혼란이 초래될 것이며 실제적으로 이는 퍼펙트 스톰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미 테리 한국담당 선임연구원은 “미북 간 합의가 타결되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주한미군 철수까지는 아니지만 잠재적 축소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퍼펙트 스톰 상황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북한이 강경한 자세로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대화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문턱을 넘는 행위’”라며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일에 분노할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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