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승합차 교통사고로 아들 태호군 잃어...이후 '정치하는 엄마들'에서 활동
어린이 교통안전 관련 입법인 '태호-유찬이법' 발의 이뤄내...대한항공 승무원 휴직中
"첫째 아이 떠났지만 둘째 아이가 넉 달 후에 태어난다...더이상 지켜주지 못해 후회하는 세상 만들고 싶지 않다"
여론은 싸늘...한 네티즌 "감성팔이는 그만하고 전문가 영입에 힘을 쏟았으면 좋겠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인재영입 행사에서 12번째 영입인재 이소현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인재영입 행사에서 12번째 영입인재 이소현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어린이 교통안전 관련 입법인 이른바 '태호·유찬이법' 발의를 이뤄낸 이소현(37)씨를 영입했다. 이씨는 작년 5월 통학 차량 사고로 아들 고(故) 김태호(7)군을 잃었다. 이씨는 이후 장하나 전 민주당 의원이 이끄는 '정치하는 엄마들'에서 활동해왔다.

민주당은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어린이 생명안전법안 개정을 정치권에 호소해온 '정치하는 엄마들' 중 한 명인 이소현 씨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12호 영입 인재로 입당한 이씨는 대구 출신으로 계명대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숭실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13년간 일해왔으며 현재는 휴직 상태다.

이씨는 작년 5월 15일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유소년 축구클럽 차량 교통사고로 아들 김태호 군을 떠나보냈다. 당시 어린이 5명을 태운 통학 차량이 왼쪽에서 오던 승합차와 충돌해 김군과 정유찬(7)군이 숨지고, 어린이 3명이 크게 다쳤다. 통학 차량은 출고한지 12년 된 낡은 승합차였고, 어린이용 안전띠조차 없었다.

이씨는 사고 9일 후 함께 아이를 잃은 어머니와 작성한 '축구한다며 차량에 태워 보낸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게시해 21만명이 넘는 국민 동의를 받았다.

이후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작년 6월 어린이 통학안전 강화를 위한 도로교통법과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어린이를 태워 운행하는 차량을 '어린이 통학버스 신고대상'에 포함하고, 동승자의 좌석 안전띠 착용 확인과 안전운행기록 작성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이 법은 '태호·유찬이법'이라고 불린다

이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같은 불행을 겪은 엄마들과 국회를 수도 없이 오갔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치, 아이들의 안전보다 정쟁이 먼저인 국회를 보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입당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첫째 아이가 떠났지만 둘째 아이가 넉 달 후에 태어난다. 더이상 지켜주지 못해 후회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지 않다"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가는 일에, 아이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헌신적으로 일을 해보려 한다"고 했다.

여론은 이씨의 민주당 입당을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듯 하다. 한 네티즌은 "이분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원 자리는 국민의 감정에만 호소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감성팔이는 그만하고 전문가 영입에 힘을 쏟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누가 나한테 설명좀 해봐"라며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은 것이 어떻게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라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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