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재판연구관 출신 엘리트 판사 18명 사표...법원 내부 ‘충격’
고위급으로는 법원장 2명, 고법부장 3명...나머지 13명은 부장판사급
“판사로서의 능력보다 정치 성향이 중요한 게 현재 법원 분위기”
김명수 취임과 함께 법원 장악한 우리법 출신 좌파 판사들...양승태 시절 판사들 향해 노골적인 공격

김명수 대법원장./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의 소위 ‘적폐 몰이’에 엘리트 판사들이 줄사표를 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법원행정처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판사만 최소 18명에 이른다고 한다.

미래의 대법관으로 평가받는 법원의 ‘중추’ 법원행정처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판사 등 18명이 오는 2월 정기 인사를 앞둔 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해 정기 인사 때 사표를 낸 판사 43명을 기준으로 하면 이번에 '엘리트 판사'의 사직은 40%에 해당한다. 법원 내부는 충격에 휩싸였다는 후문이다. 서울고등법원의 한 판사는 “법원행정처 심의관(평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판사들이 이렇게 많이 나간 적이 없었다”며 “법원 입장에서도, 재판을 받는 국민 입장에서도 큰 손해”라고 했다.

조선일보 22일 보도에 따르면 사표를 낸 판사 중 법원장은 2명이고 고법부장은 3명이다. 5명 모두 행정처나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이다. 이 가운데 한승 전주지법원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핵심 보직을 지냈다. 김기정 서울서부지법원장은 대법원 재판연구관이었다. 나머지 고법부장 3명도 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 등을 지냈다.

나머지 13명은 지방법원 부장판사급이다. 법원의 기둥이 될 재목들이다. 13명 중 9명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근무했다. 4명은 대법원에서 조세 분야 등을 담당했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미래 대법관감인 후배들…”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법조계에선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017년 9월 취임한 후 소위 ‘적폐 청산’을 벌인 것이 이번 사태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맞물려 좌파 성향의 인권법연구회나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법원행정처와 서울중앙지법 주요 보직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양승태 대법원에서 근무한 판사들은 대법관 추천 후보나 인사에서 계속 미끄러지는 일이 반복됐다. 또한 2018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김명수 대법원이 소위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거래’ 의혹으로 양승태 대법원 출신 판사들을 겨냥해 자체 조사를 벌여 이들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회의감을 안긴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검찰은 100여 명의 판사를 상대로 과도한 수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에서 일한 한 부장판사는 “더는 미련이 없다. 지난 2년간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다른 부장판사는 “판사로서의 능력보다 정치 성향이 중요한 게 현재 법원 분위기” 라고 전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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