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민평당, 이혼도장 찍자마자 이상한 짝짓기냐"
유승민 "정체성 지킨다던 정의당, 이제와서 이유없어"

옛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한 옛 국민의당 의원 14명이 소속된 민주평화당이 6석의 정의당에 20석으로 '공동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자는 뜻을 내비치고, 정의당은 '공식 제안'이 오면 검토해본다는 입장으로 최근 알려지고 있다.

비교섭단체에서 교섭단체가 되면 정당 국고보조금이 상향되고 예산안 논의 참여, 상임위원회 간사 배정, 발언권 등 국회 권한과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데 두 정당은 일견 이런 혜택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친북·좌파 색채가 유사한 더불어민주당과 원내 공동전선을 펴기도 수월해지고, 민주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과 대척점에 서더라도 각 상임위에서 '여당 독단'이라는 프레임을 피하고 행동할 수 있어 내심 반기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27일 두 당이 정체성을 도외시한 "정략적 행태"를 취하고 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한국당은 이날 김영섭 상근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14석 민평당과 6석 정의당이 합치면 교섭단체 최소 요건인 20석을 '턱걸이'로 넘기겠다는 셈법"이라며 "당명에는 '민주'와 '정의'를 걸어놓고 뒤로는 '반민주, '불의'의 정략적 행태를 획책하는 것을 이해할 국민은 없다"고 맹비판했다.

나아가 "민평당은 (국민의당에서) 이혼 도장을 찍은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이상한 짝짓기에 나선 것이냐"며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 2중대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것이냐. 두 당의 야합은 바람만 불어도 무너질 모래성을 또 쌓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홍 대변인은 "무엇보다 정체성이 다른 정당의 짝짓기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당정치를 뿌리째 흔드는 것"이라며 "비교섭단체의 설움은 이상한 짝짓기로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정당정치를 구현하며 정치발전에 이바지할 때 비로소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말 교섭단체가 되고싶다면 2중대, 3중대 노릇은 그만하고 민주당 밑으로 들어가 연명할 것을 추천드린다"고 비꼬았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유승민 공동대표가 이날 동대구역에서 기자들을 만난 가운데 "결국 선택은 자기들 몫"이라면서도 "국민들이 정체성이 분명한 당이라고 생각해줄 것 같지 않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그는 "양당 정체성이 정말 맞는지 의문"이라며 "그간 민평당 분들이 우리 바른미래당(통합 정체성)에 대해 ('적폐 연대' '보수 야합' 등) 막말을 많이 했는데, (민평당도) 국민의당에 있다 나와서 정의당이랑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정의당은 또 그간 자기들 6석으로 (민주당과 다른) 정체성을 지키면서 하겠다고 그러다가 이제 와서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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