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비서실장 시절 '울산시장 부정선거 재가' 의혹 검찰 소환통보는 불응하고 돌연 "與 호남대표"로 출현
"남북철도-도로연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김정은 답방...文 '묵직한 직구' 던진 신년사" 정권 비호 레토릭
정계복귀 관측엔 "제도권정치 안하겠다 했을 뿐 도움되는 일은 하겠다 했다" 애써 선긋기
완전한 '출마 거부' 발언은 없어...與 내부선 임종석에 고향 전남 장흥 또는 추미애 자리비운 서울 광진을 출마 권유
與, 주사파 논란 전대협 의장 출신 임종석을 '2호 연사' 김부겸과 아울러 "영호남 대표" 타이틀도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 2인자 역할을 했을 당시 '울산시장 부정선거 재가 의혹'으로 조사받기 위한 검찰의 소환 통보에는 불응한 채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정강정책 방송연설 첫 연설자로 나타났다. 앞서 서울 종로구 총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지난해 11월17일 돌연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며 이른바 '통일운동'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한 지 두달여 만에 번복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는데, 임종석 전 비서실장 측은 정계 은퇴를 거론하는 대신 "불출마를 밝혔을 때와 입장이 같다"고 반응했다.

민주당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틀간 '공존과 협력을 통해 공동번영으로 가자'를 주제로 정강정책 방송연설을 실시한다"며 임 전 비서실실장이 당일 첫 연설자로,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구갑·4선)이 22일 두번째 연설자로 나선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측이 직접 임 전 실장과 김부겸 의원이 방송연설 주자로 나서주기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권 정치 무대로 일단 다시 불려온 임 전 실장이 이번 정강정책 방송연설을 계기로 총선에서 역할을 맡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계 복귀 설에 대해 임 전 실장 측은 "제도권 정치를 안 하겠다고 했을 뿐이고 도움이 되는 일은 하겠다고 했고, 이번 일도 그것과 연관된 것"이라면서 "당에서 평화 관련 이야기를 가장 잘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서 연설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사진=YTN 보도화면 캡처

임 전 실장은 이날 정강정책연설에서 "북핵 리스크, 코리아리스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도 "오늘 드리고 싶은 한 가지 얘기는 미래 세대에게 '분단의 과거 대신 평화의 미래를 넘겨주자'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정부의 노력은 그렇게 지속되었지만, 지금은 잠시 멈춰 서 있다. 누군가는 다시, 2017년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하지만 과거와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며 "기대만큼 활발하지 않지만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여전히 가동중이며, 9.19 군사합의에 따른 상호적대행위 중지, GP 및 해안포 철수 등의 약속도 지켜지고 있다"고 정권 논리를 대변했다.

또한 "새해 들어 문 대통령은, 지난 한 해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남북이 함께 할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다"며 "첫째, 8천만 겨레의 안전을 위한 접경지역 협력. 둘째,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와 도쿄올림픽 공동입장 및 단일팀 구성. 셋째,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 넷째,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 등재. 다섯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를 제안했고 그리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도 거듭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제안은 야구로 말하면 '묵직한 직구'이다. 문 대통령께서 신년사에서 밝힌 방안은 어떤 수사가 아니라 전략이고 철학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새로운 입구를 만들 때 우리는 누구보다 정직하고 담대해야 한다"고, 현실 인식을 의심받는 문 대통령의 친북 일변도 행보를 감쌌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평화프로세스는 절실한 의지와 전략적 판단, 그리고 상대에 대한 좋은 자세와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거듭 자평하며 "험난한 길이지만 아니 갈 수 없는 길이고 인내하고 인내하고 절제하고 절제하면서 가야할 길이다. 정부를 믿고 대통령을 응원해주신다면 우리는 반드시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함께 하는 민주당은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평화경제를 장착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철도와 도로를 통해 동북3성까지 2억 플러스 내수시장을 창출하고 육로로 중국과 아세안으로 진출해야 한다. 시베리아로 유럽으로 기차가 달리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몽골과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으로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는 상상력을 드러냈다.

임 전 실장은 거듭 "문재인 정부의 평화프로세스와 민주당의 평화정책에 힘을 실어달라"며 거듭 정치적 수사로 친북정책을 포장한 뒤, 남북 대치 현실과 어긋나고 북한군 미화가 과도하다는 논란의 케이블TV 드라마를 거론하며 "거기에 북쪽 군인이 불시착한 한국 여성에게 첫 끼니로 옥수수 국수를 끓어주는 장면이 나온다. 격세지감이다"고 감상평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념보다 사람을 생각하는 것은 그런 인지상정, 휴머니즘의 문제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산전체주의 북한 3대 독재 괴뢰정권에 무(無)비판적이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체제 붕괴 우려를 고조시키는 현 집권세력의 노선을 "인지상정, 휴머니즘"으로 표현한 셈이다.

한편 임 전 실장은 민주당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총선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종로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역구인 광진을, 예전 지역구 옆인 중·성동을 등이 출마 권유지로 꼽힌다.

또 임 전 실장이 전남 장흥 출신인 만큼 전남에서 출마해 호남 차기 주자로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민주당 공보국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김 의원과 임 전 실장을 아울러 "영·호남을 대표하는" 인사라고 표현했다. 주체사상파 친화적이던 운동권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3기 의장 출신으로 입에 오르내리던 임 전 실장을 갑자기 '호남 대표'로 소개한 것이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