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면 한 번 해 볼래요?”라고 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의 발언에 ‘연세대 인권위’, 징계 검토중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 “류 교수 해당 발언은 ‘학생이 한 번 직접 연구해 봐라’는 뜻이었다” 정면 비판
“앞으로도 연세대 교원들의 커리큘럼·교재가 계속해 같은 방식으로 외부세력에 의해 검열될 것”

연세대학교.(사진=연합뉴스)
연세대학교.(사진=연합뉴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의 수업중 발언 내용과 관련해 동(同) 교수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연세대학교 윤리인권위원회’(이하 ‘연세대 인권위’)에 대해 한 시민단체가 21일 성명서를 통해 강력 규탄했다.

‘조선인 위안부’를 모티브로 한 동상과 태평양전쟁(1941~1945) 당시 전시 노무동원 대상이 된 조선인 등을 소재로 한 동상 등의 설치 반대 시위를 주도해 온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1일 <’연세대 인권위’의 류석춘 교수 징계 시도는 넌센스 그 자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그 최종 입장을 떠나 이미 그 자체로 ‘지성의 전당’이자 ‘사학명문’으로서의 자기부정”이라며 동(同) 대학의 사회학과 전공 수업 중 류 교수가 했다는 발언에 대해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연세대 인권위’를 강력 규탄했다.

성명에서 ‘공대위’는 “류석춘 교수의 ‘발전사회학’ 수업 내용 중에서 위안부 문제, 정대협(정신문제대책위원회) 문제 관련 내용이 큰 사회적 논란이 됐다”며 “류 교수가 수업 중에 설파한 주장들이 학문적 차원에서는 일체 트집을 잡을 부분이 없자, 류 교수의 입지를 굳이 손상시키고자 하는 연세대 바깥의 일부 세력과 일부 언론이 이른바 ‘별건수사’ 형식으로 비열하게 쟁점화한 것이 하나 있다”고 지적했다. ‘공대위’ 측 주장에 따르면 ‘연세대 인권위’는 해당 수업에서 류 교수가 “궁금하면 한 번 해 볼래요?”라고 한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징계’ 검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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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 재직중인 류석춘 교수의 공식 웹사이트.(이미지=연세대학교)

‘공대위’는 문제의 발언이 포함된 문장의 전후 관계를 지적하며, “궁금하면 한 번 해 볼래요?”라는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대위’의 성명에 따르면 류 교수는 당시 수업에서 “내가 위안부를 직접 연구한 적은 없다”며 “지금도 ‘여기 와서 일하면 절대 몸 파는 게 아니다’, ‘매너 좋은 손님한테 술만 팔면 된다’고 해서(권유 받아서), 하다 보면(매춘 업소에 종사하며 술을 팔다 보면) 그렇게 되는(매춘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류 교수는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해 볼래요?”라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이같은 류 교수의 발언은 ‘나는 비록 이 문제(위안부 문제)에 대해 직접 연구한 적은 없지만, 나로서는 매춘에 접어드는 과정이 대충 짐작이 간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자 한다면 학생이 한 번 직접 연구해 봐라’라는 뜻으로 읽히며, 류 교수가 “내가 위안부를 직접 연구한 적은 없다”고 한 부분은 연구자 본인이 직접 증명을 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는 늘 조심스러운 태도를 갖도록 훈련 받은 학자들의 흔한 레토릭이라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또 문제의 발언이 성적 모욕감을 주는 것이었다면 다른 학생들로부터 어떤 방식으로든 그에 대한 불편함이 표출됐어야 한다며, 발언의 대상이 된 학생과는 ‘성희롱’과 관련해 질의응답을 이어나갔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공대위’는 “만약 류석춘 교수와 같은 경우조차 성희롱으로 간주하겠다면, 앞으로 상아탑에서 성(性) 문제에 대해서는 일체의 연구, 논의가 불가능하다”며, “외부세력에 의해 앞으로도 연세대 교원들의 커리큘럼, 교재가 계속해 같은 방식으로 검열될 것”이라고 강조, 해당 사안을 검토하고 있는 ‘연세대 인권위’ 측에 학교 교원의 인권과 관련해 어떤 선례를 남기게 될지를 분명히 인식한 가운데 류 교수의 발언과 관련된 문제를 다뤄줄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인 이우연 박사는 오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연세대 정문 앞에서 ‘연세대 인권위’를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박순종 기자(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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