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서 임무교대하는 청해부대 31진 왕건함 작전지역 '한시적 확대'하는 방식의 파병
국방부 "작년 5월이후 중동 정세 긴장 고려, 국민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 위해 결정"
美국제해양안보구상(IMSC) 호위연합에 불참하는 '독자 파견'이나, "필요한 경우 협력 예정"
청해부대 소속 연락장교 2명 IMSC 본부 파견키로...일본도 IMSC 직접 참여는 안해

그래픽=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의 작전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키로 21일 결정했다.

국방부는 21일 "우리 정부는 현 중동정세를 고려해 우리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해부대 파견 지역은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되며, 군 지휘 하에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 이는 미국이 희망한 IMSC(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독자 파견' 형태로, 청해부대가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다만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에는 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는 일본과 같은 방식'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호위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대(병력 260여명 규모)를 중동 해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IMSC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청해부대 소속 연락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파견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년 5월 중동지역에 긴장이 고조됐고, 이후 내부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다"면서 "유사시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안정적 원유 수송을 최우선으로 해서 고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덴만 일대 해적 위협이 감소 추세에 있다"면서 "오만의 살라라항을 주군수보급 항구로 했던 청해부대는 작년 7월 이후 오만의 무스카트항과 지부티항을 오가면서 군수물자를 적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정부 결정에 따라,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이날 오후 5시30분 임무를 교대하는 청해부대 31진 왕건함(4400t급)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로 작전구역을 넓혀 임무를 수행한다.

왕건함은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명으로 구성됐다.

중동 지역에는 약 2만5천명의 우리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우리 선박이 연 900여회 통항하고 있어 유사시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미국 국방부에 한국 정부 입장을 설명했으며, 미측은 한국의 결정을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이란에 통보했다. 이란은 '한국 결정을 이해한다'고 하면서 자국의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고 관계자는 부연했다.

한편 이날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결정을 두고 국방부는 오후 4시 엠바고(보도유예)를 출입기자단 등에 요청했지만, 집권여당 측 인사가 오전 중 입을 열면서 엠바고가 깨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결정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덴만 일대에 파견돼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일부 확대해 파병을 하는 것으로 국방부에서 보고 받았다"고 공개 언급한 뒤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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