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논 그라타’될 것 같으니까 미 국무부가 불 끄려고 난리”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0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를 향해 ““이렇게 험한 말을 하고, 주권을 침해하는 행동을 하면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즉 기피 인물로 분류가 돼서 배척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좋아하지 않는 인물’이란 뜻의 라틴어로 외교상 기피 인물을 가리킨다. 비엔나 협약 제9조는 주재국은 어느 때든 자국 결정에 대한 설명 없이 파견국의 외교관을 비우호적 인물로 규정해 파견국 정부에 통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파견 국가는 그 인물을 소환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페르소나 논 그라타는 외교관의 스파이 행위가 발견되거나 과거 전범 전력 등이 확인될 때 선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 부의장의 발언은 해리스 대사는 ‘스파이’ 또는 ‘전범’ 취급을 하는 것이라 이에 따른 파장이 예상된다.

정 부의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엔나 협약에 의해서 외교관들은 면책특권이 다 보장되고 협약에 의해서 아그레망(주재국의 사전 동의)을 받고 들어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가 될 것 같으니까 미 국무부가 불을 끄려고 난리가 났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가장 신뢰하는 대사’라고도 했다”고 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포스트나 뉴욕타임즈, CNN같은 소위 저명한 언론매체들이 난데없이 우리 한국 사람들이 그 사람의 출생과 외모 때문에 (해리스 대사를 비판하는 것처럼) 해서 미국으로 쏠리는 비판의 눈초리를 돌리려고 한다”며 “물타기”라고 했다.

이어 “미국 대사가 무례하게 발언을 하고 주권침해적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분개하기 전에 챙겨봐야 될 일이 있다”며 “(우리가) ‘이 동네에서는 이렇게 해도 돼’라는 생각을 갖도록 만든 측면은 없는가”라고 했다.

정 부의장은 “이른바 우리나라에서 미국통이라고 하는 학자들, 또는 대통령이 종북 좌파에 둘러싸여 있다고 이야기하는 국회의원들, 정치인들이 이런 오만함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부의장은 최근 북한 외무상에 기용된 리선권 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에 대해 “새로운 외무상 지휘 하에 반미 국제 통일전선을 전개하면서 외교 부분에서 어려운 점을 돌파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며 “반미 통일전선이란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들과 통일전선을 형성하고 미국의 대북압박과 유엔 제재를 뚫고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군 출신이지만 통일전선부를 거치면서 대남 대화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며 “전혀 외교적이지 않은 사람이며 미국에 대해서도 세게 말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리선권에 대해 “입이 걸다(거칠다). 아마 해리스 급”이라고 했다.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남한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고 했던 것을 두고 말한 것이다.

한편 정 부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도 대사가 여기 주재국의 대통령 발언을 그렇게 노골적으로 반대한다고 할까, 견제구를 날리는 것은 일종의 주권 침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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