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국제사회는 홍콩 정부 제재하라” 대규모 집회...일부 시민 체포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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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0.01.20 11:36:18
  • 최종수정 2020.01.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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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홍콩 중심가에 주최 측 발표 기준 15만명 운집...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홍콩 사복 경찰 2명, 신분증 제시 요구에 불응해 시위대로부터 집단 구타 당하기도
시위 주최 측 간부 1명, 선동 혐의 등으로 체포당해...홍콩 정부, “외국 정부의 개입을 촉구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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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민주화 시위 참가자 한 명이 ‘광복홍콩(光復香港·홍콩 독립)’과 ‘시대혁명(時代革命·지금 혁명을 일으키자)’이라는 구호가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사진=로이터)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6월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홍콩 민주화 시위대는 19일 홍콩 중심가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에서 시위 주최 측은 세계 각국 정부를 향해 ‘대(對) 홍콩 정부 제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홍콩 당국은 시위 참가자 8명을 흉기 소지 혐의로 체포하기도 했다.

홍콩 ‘센트럴’[中環]의 위치.(지도=구글지도)

홍콩 현지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홍콩자유신문(HKFP) 등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 민주화 시위대는 19일 금융기관이 밀집한 홍콩 중심가인 ‘센트럴’[中環]에서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이번 시위에는 15만명이 참가했다. 이번 시위에서 주최 측은 세계 각국 정부를 향해 홍콩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홍콩 정부를 제재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홍콩 경찰 당국은 당일 시위 참가자 가운데 8명을 ‘흉기 소지 혐의’로 체포했다. SCMP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 경찰이 체포한 이들은 길이를 늘릴 수 있는 형태의 봉(俸)과 해머, 스패너 등을 소지한 채로 시위에 참가했다. 하지만 펜앤드마이크의 취재에 응한 일부 홍콩 시민들은 체포된 이들 중에는 교통카드만을 소지한 여성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 참가자들과 홍콩 경찰 사이의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시위가 일어난 당일 오후 4시 경 일부 홍콩 시민들이 사복(私服) 형사 2명을 우산 등으로 구타해 머리 등에 상처를 입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들 경찰은 그들이 형사임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을 제시해 달라는 시위대 측 요구에 불응한 직후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밤 가우룽반도(九龍半島)의 경찰서에는 화염병이 날아들었으며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차도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방화를 하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벌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콩 정부 측은 성명을 내고 “경찰관이 다수의 폭도들에게 습격 당해 중상을 입었다”며 “법과 질서를 완전히 무시한 행위를 강력 규탄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홍콩 사복 경찰들은 평소에는 폭력 조직 수사 등의 임무를 맡고 있지만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서는 시위 참가자로 가장해 시위 현장을 감시하다가 시위 참가자들의 뒤를 밟아 그들을 체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19일 홍콩의 시위 소식을 전한 홍콩 현지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관련 기사.(이미지=‘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사 캡처)
19일 홍콩의 시위 소식을 전한 홍콩 현지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관련 기사.(이미지=‘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사 캡처)

홍콩 경찰 측은 시위 당일 또 시위를 조직한 ‘홍콩민간집회단대’(香港民間集會團隊·Hong Kong Civil Assembly Team, HKCAT) 간부 1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19일 저녁 기자회견을 마친 HKCAT 대변인 벤투스 라우(Ventus Lau) 씨를 선동 혐의와 시위가 일어난 장소인 ‘차터가든’(Charter Garden)을 혼란케 한 혐의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이와 관련해 HKCAT의 또 다른 대변인인 시온 람(Zion Lam) 씨는 라우 씨의 홍콩 경찰 측이 라우 씨에게 적용한 혐의를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세계 각국이 ‘대(對) 홍콩 정부’ 제재(sanction)에 나서야 한다는 시위 주최 측의 주장에 대해 홍콩 정부 측 대변인은 “집회 참가자들이 외국 정부의 개입을 촉구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보통선거는 ‘홍콩기본법’의 최종 목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 6월 이래 계속돼 온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홍콩 경찰 측에 체포된 시민 수는 연(延) 700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시위대는 홍콩 정부와 당국을 향해 ‘5대 요구사항’의 수용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미동도 않는 당국의 태도에 홍콩 및 중국 당국을 향한 불신감이 극에 달해 있는 상태여서 당분간 시위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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