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혀..."한국과 일본에 체류 중이던 수십만명의 미국인을 조기 대피시키는 계획 검토"
"韓日주재 미국인 조기 대피 계획 검토...북한이 상황 오판할 우려 있어 반대했고, 결국 실시되지 않아"
각국 대사들과의 회담에서 "현재의 심각한 상황을 과소평가해선 안 돼...전쟁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19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지난 2017년 가을 한국과 일본에 체류 중이던 수십만명의 미국인을 조기 대피시키는 계획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작년 초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이번 인터뷰 내용은 더 구체적이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특히 미군이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이나 단독공격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었다고 했다. 미군이 한국군과의 연합 작전이 아닌 독자적인 대북 타격 작전 가능성까지 검토했다는 뜻이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인터뷰에서 "당시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과 상원의원, 퇴역장교들은 '전쟁이 시작되는 방향이라면 미국 시민들을 (한국으로부터) 내보낼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국인 대피계획이 실제로 실행됐다면 북한이 상황을 잘못 읽음으로써 전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반대했고, 결국 실시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에 나서려면 북한이 미국에 대한 단순한 적개심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하고 미국의 공격이 북한에 대한 전략적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검토 결과 두 조건이 모두 충족되지 않는 단계였기 때문에 실행되지 않았다고 브룩스 전 사령관은 설명했다.
그는 비전투원 대피 작전(NEO)이 실시되면 가장 먼저 작전 대상이 되는 이들은 한국 주재 미군 병사 가족과 일반 미국 시민 등 수십만명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의 공격으로 일본에 위험이 미칠 경우에는 일본 주재 미국 시민도 대피 대상이었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당시 미국이 선제 공격과 단독 공격 등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각국 대사들과의 회담에서 "우리들의 목적은 전쟁이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을 바꿔 외교적 노선을 정착시키는 것이지만, 현재의 심각한 상황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북한측의 판단 미스로 인한) 전쟁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쟁에 매우 가까운 상황이었다"고도 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