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우병우 죽이기' 악성 기사 3년 반만에 정정보도문 게재...법원판결 확정후 '뒤늦은 오보 인정'
조선일보, '우병우 죽이기' 악성 기사 3년 반만에 정정보도문 게재...법원판결 확정후 '뒤늦은 오보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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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8일자 1·2면 걸쳐 게재...'정정보도문' 글귀는 2면에서야 확인 가능, 별도 '사과' 문구는 없어
"진경준 前검사장이 우병우 前민정수석 처가와 넥슨간 부동산매매 주선한 사실도, 넥슨 주식거래 묵인한 사실도 없다"
2018년 9월 1심, 2019년 8월 2심까지 '정정보도 청구는 인용, 기자들에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 판결
이달 16일 들어 대법원 '심리불속행' 판단하며 '손배 없이 정정보도만 이행하라'는 2심 결과로 확정
3억5000만원대 손배소 기각 배경은 '위법성조각사유 인정'...고위공직자 공직수행 관련 보도이기 때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강남 부동산 거래를 대가로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보유를 묵인해줬다'는 단독보도로 박근혜 정부 레임덕을 부채질했던 조선일보가 18일자 신문 1·2면에 결국 정정보도문을 싣게 됐다.(사진출처=연합뉴스, 조선일보 지면 촬영)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강남 부동산 거래를 대가로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보유를 묵인해줬다'는 단독보도로 박근혜 정부 레임덕을 부채질했던 조선일보가 18일자 신문 1·2면에 결국 정정보도문을 싣게 됐다.

조선일보는 지난 2016년 7월18일자에서 1면과 2면에 걸쳐 <우병우 민정수석의 妻家부동산 넥슨, 5년전 1326억원에 사줬다>, <진경준은 우병우·넥슨 거래 다리 놔주고 우병우는 진경준의 넥슨 주식 눈감아줬나>, <陳검사장 승진 때 넥슨 주식 88억 신고…禹민정수석, 문제 안 삼아>란 제목의 단독 기사를 내보내며 '박근혜 청와대' 흔들기에 나선 바 있다. 이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기본적인 취재 과정도 생략한 채 막연한 의혹을 제기해 악의적인 보도를 했다"며 조선일보에 정정보도를, 기사를 작성한 기자들에게는 3억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보도 이후 3년6개월 만인 2020년 1월18일자 지면에서야 조선일보는 1·2면에 걸쳐 정정보도를 냈다. 신문은 "진경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처가와 넥슨 사이의 부동산 매매를 주선한 사실이 없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그 대가로 진경준의 검사장 승진 시 넥슨 주식 거래를 묵인한 사실도 없다"며 "이러한 실제 사실관계와 달리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처가와 넥슨 사이의 부동산 매매를 주선한 대가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진경준의 검사장 승진 시 넥슨 주식 거래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취지의 본보 기사는 실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에 해당 기사들을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정정보도문'이라는 글귀는 2면에서야 볼 수 있게 배치돼 있었고, 별도의 '사과문'은 없었다. 이번 정정보도문은 우 전 수석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나온 결과다. 앞서 민사 1·2심은 원고(우 전 수석)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려 정정보도 청구는 인정하면서도 기자 개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양측 모두 상고했지만 이달 16일 대법원이 심리 불속행(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것) 결정을 내리면서 확정 판결이 났다.

지난 2018년 9월 1심 재판부는 "해당 매매계약의 가격이 협상을 거쳐 적정하게 결정됐고, 그 과정에 우 전 수석이나 진경준 전 검사장이 관여할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보도가 고위공직자의 공직 수행과 관련된 공익적 사안이므로, 위법성조각사유(형식적으론 범죄·불법행위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실질적으론 위법이 아니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인정된다며 기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도 지난해 8월 "조선일보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72시간 내 1·2면에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며 1심 판결의 대부분을 인용했다. 2심이 나온 다음달(지난해 9월) 조선일보가 먼저, 우 전 수석이 뒤이어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김용빈)에 상고장을 제출해 사건이 대법원으로 넘어 갔으나, 넉달여만에 기각돼 2심 판결에서 확정됐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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