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청년·여성·노인은 단기 일자리 선호...과거에 단기 일자리 갖고자 했지만 없었던 것"
연신 文정부 엄호..."'초단기 일자리'라는 표현보다 '단시간 일자리'라고 표현해야 맞아"
분노한 청년들 "단기 일자리 하고 싶어서 공부와 병행하는 멍청이 어디 있나"
박광온 해명 비웃는 시민들 "고용 참사와 소득 양극화 등 문제 애써 감춘다"

(왼쪽부터)이해찬, 홍익표, 박광온.
 (왼쪽부터)이해찬, 홍익표, 박광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이어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도 청년과 여성이 단기 일자리를 선호한다고 말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권 들어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는 3040 일자리가 박살이 나고 단기 일자리만 급증하는 데 대해 여당 최고위원이 내놓은 궤변은 여론을 들끓게 했다.

박 최고위원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 자리에서 “정부의 고용 통계와 관련해 지속적 폄하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청년·여성·노인은 원래 단시간 일자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청년은 학업, 여성은 육아·가사, 노인은 건강상 이유 때문에 단시간 일자리를 선호한다”며 “이런 분들은 과거에 단시간 일자리를 갖고자 했지만 그런 일자리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급증시키고 있는 단기 일자리가 청년·여성·노인에게는 알맞은 일자리 공급 대책이었다는 주장이다.

이날 박 최고위원은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문재인 정부가 고용의 질이 낮은 초단기 일자리(주당 17시간 미만)만 급증시켰다’고 송곳 비판을 가하고 있는 데 대해 “‘초단기 일자리’라는 표현보다 ‘단시간 일자리’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현 정부의 실정(失政)을 연신 두둔했다.

또 박 최고위원은 ‘노인 일자리 위주의 일자리 늘리기는 문제’라고 비판한 한국당을 향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고, 노인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노인 일자리를 위해서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최고위원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이 빚고 있는 참사 수준의 결과를 애써 두둔하려다 청년과 여성을 폄하했다는 여론의 비판이 거세졌다.

한 시민은 “언제는 비정규직은 나쁜거니까 아예 없애고 무조건 정규직으로만 뽑아라면서?”라고 반문했고, 또 다른 시민은 “그럼 고졸 청년들도 단기 일자리 하면서 쥐꼬리만한 월급 받는거 좋아하나?”라고 지적했다.

온라인상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박 최고위원은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들 얘기한 거 같은데 비난하지 말라”고 하자 청년들은 “단기 일자리 하고 싶어서 공부와 병행하는 멍청이가 어디 있겠나”라며 “취업하기까지 용돈을 마련해야 하니 아르바이트 구하는 것이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의원실 분석 결과 초단시간 노동 취업자의 82%가 노동시간을 늘릴 의사가 없는 자발적 선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시간 일자리를 무조건 질 낮은 일자리로 규정할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박 최고위원은 “그런 단시간 일자리에 대한 수요에 맞춰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의 정부 정책이라는 걸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15세에서 64세 사이의 고용률이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66.8%”라며 모든 것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3040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점에 관련해선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야기한 고용 참사와 소득 양극화 등의 문제를 감추면서 정부 정책을 연신 엄호하려는 박 최고위원의 진풍경에 공분을 드러내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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