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17일 금요일 이슬람 예배에서 8년만의 대중연설
하메네이, “우리는 횡포한 대국(大國)에 뺨을 때릴 힘이 있다...보복 원하는 이들의 부르짖음이 미사일의 연료”
獨 루프트한자·오스트리아航空, 테헤란 국제공항 직항편 운항을 오는 3월末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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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사진=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17일(이란 현지시간) 8년만의 대중연설에서 미국에 대한 ‘보복’을 재차 시사, 이란 국민 간의 결속을 촉구했다. 이란 정세가 진정되지 않는 모습에 유럽의 일부 항공사는 테헤란 국제공항으로의 직항편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하메네이는 17일 금요일 이슬람 예배의식 중 “우리는 횡포한 대국(大國)에 뺨을 때릴 힘이 있다”며 “보복을 원하는 사람들의 부르짖음이 미군을 폭격한 미사일의 연료가 됐다”고 해, 지난 8일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 기지에 대한 탄도미사일 공격에 준하는 보복을 재차 시사했다. 하메네이의 종교의식 중 대중연설은 8년만이다.

지난 3일 친(親) 이란 계열의 민병대 ‘쿠두스군(軍)’의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가 미군 공습에 의해 사망하자 이란은 곧바로 ‘가혹한 보복’을 언급,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 기지 2곳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한 바 있다.

이어서 하메네이는 이란 군부의 오판으로 격추된 우크라이나 국적의 여객기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하메네이는 “통한(痛恨)의 사건”이라며 “이란 국민은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여객기 격추 사건을 두고 이란 당국이 ‘기계적 결함’ 등을 운운하며 사건을 왜곡하고 은폐하려고 한 데 대해 이란 국민들이 강력 반발하며 ‘반(反) 정부’ 태세로 돌아선 데 대해,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가 국민 간 결속을 촉구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메네이는 또 영국·독일·프랑스 등 3개 국가에 대해 “3개의 악(惡)”이라는 표현으로 비난의 메시지도 보냈다. 그는 “그들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며, 미국을 좇고 있는 종복(從僕)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유럽 각국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영국, 독일, 프랑스는 ‘이란 핵합의’라고도 불리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서명한 6개국에 속한다. 이 가운데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이 ‘가혹한 보복’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갖고 동맹국인 미국과의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

한편 독일의 루프트한자와 오스트리아의 오스트리아항공은 테헤란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으로의 직항편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리아항공 측은 17일(오스트리아 현지시간) “테헤란 공항 주변의 공역(空域)의 안전 상황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운항 중단 이유를 밝혔다. 동(同) 항공사는 앞으로의 상황을 봐 가면서 운항 재개 여부를 다시 판단할 계획이라고 한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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