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이 가쓰유키 前 일본 법무상의 아내, 안리 日참의원 의원...선거법 위반 혐의에 장부 조작 혐의 더해져
日 히로시마地檢, 15일 가와이 부부 등 관련 인사 가택수색에 나서
기자단 앞에 선 가와이氏,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日 네테즌 “부정 저지르고도 사퇴 않는 국회의원 너무 많다” 의원 특권 비판하기도

가와이 가쓰유기 전(前) 일본 법무상.(사진=연합뉴스)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아내 가와이 안리 일본 참의원(參議院·상원) 의원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자 지난해 10월 법무상(法務相)에서 스스로 물러난 가와이 가쓰유키가 15일 밤 기자들 앞에 섰다.

일본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히로시마 지방검찰청 수사관들은 전날(15일) 가와이 전(前) 법무상 부부의 사무소와 자택은 물론, 안리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비서의 집을 가택수색하고 관련 장부 등을 확보했다. 지난 2018년 7월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안리 의원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데 대한 수사 차원이다.

가와이 안리 의원은 2018년 참의원 선거 당시, 관련 법률이 정하고 있는 상한 금액인 1만5000엔의 두 배인 3만엔(한화 약 31만6000원)을 자신의 선거 운동원들에게 일당으로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15일 가택수색을 실시한 히로시마지검 수사관들은 2018년 참의원 선거 당시 안리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선거 운동원 명의로 날짜 등을 달리하는 영수증을 2매로 나누어 발행해 회계 장부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안리 의원 측에서 활동했던 일부 선거 운동원들은 검찰에 출두해 일당으로 3만엔을 수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안리 의원 측은 ‘선거 차량 운동원 보수’ 명목 외에도 ‘인건비’ 명목으로 각각 1만5000엔으로 나누어 영수증을 작성했지만 정작 히로시마현(縣) 선거관리위원회에는 ‘선거 차량 운동원 보수’ 명목의 지출 기록만을 제출했다. 항목을 나누어 별도의 지출로 기록한 것은 안리 의원 측 관계자가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거로 이해될 수 있다.

가와이 안리 일본 참의원 의원은 15일 밤 도쿄 시내 모처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깊이 머리 숙여 사죄의 뜻을 표했다.(영상=일본 NHK 보도)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가와이 전 법무상은 의원직 사퇴와 소속 정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 탈당에 관련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이제 수사가 시작됐다”고만 했다. 일본 야당들은 오는 20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아베 정권의 비리 의혹을 집중 추궁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도쿄지방검찰청 특수부는 카지노 관련 사업이 포함된 ‘종합형 리조트’(IR) 프로젝트와 관련해 중국 선전에서 인터넷 복권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500닷컴’으로부터 뇌물성 금품 등을 제공 받은 혐의로 아키모토 쓰카사 중의원 의원을 체포하기도 했다. 일본 집권 여당 측 중의원 의원 등에 대해서도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돼 수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일본 검찰의 ‘거침없는 수사’에 일본 국민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어느 일본 네티즌은 “결과적으로 (아베) 정권의 간부로 귀결된다 하더라도 추궁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해당 댓글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다른 네티즌은 “이렇게 문제가 많은데 (아베) 정권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람들보다 더 많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 부부는 일단 쳐내야 한다”며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돈만 챙기고 있다”고 했다. 이 네티즌은 또 “부정을 저지르고도 사퇴하지 않는 의원들이 최근 늘어났다”며 “의원 특권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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