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한국당 물러나고, 우리공화당 빼라"...한선교 "자신만 옳다니, 따로 가는 게 맞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15일 범우파 정당 통합의 '추가 조건'으로 사실상 자유한국당의 2선 후퇴와 우리공화당 전면 배제를 내세우자, 한선교 한국당 의원이 "(유승민 의원과) 따로 가는 것이 맞다"고 결별론에 무게를 실었다.

한선교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 "저는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의 한국당과의 통합 불가에 동의한다. 애초부터 두 집단의 물리적 화합을 뛰어 넘는 화학적 통합은 불가한 일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의원은 "(유 의원은) 말이 좋아서 '탄핵의 강을 건너고 새집을 짓자' 하지만, 보수 대통합에는 지난 3년 동안 광화문 광장에서 '탄핵 무효'를 외치던 보수 지지자들도 함께 해야 완성이 되는 것"이라며 "탄핵 반대세력을 껴안지 않고 그들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지 않는다면 유 의원이 말하는 '보수 모두가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제가 아는 우리공화당 많은 분들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선 이번 총선에서는 탄핵 논란을 묻고 가야하는 것 아닌가'를 놓고 고민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데 (유 의원이) 자신의 탄핵 논리만이 옳고 탄핵을 반대한 집단과는 함께 할 수 없다고 한다면 따로 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의 과정에는 타협도 있어야 하고 설득, 이해, 양보 등의 과정이 필요할텐데 '자신이 주장한 3원칙이 아니면 안 되고 우리공화당은 절대 안 된다' 하면 본인 또는 새보수당은 독자적 행보에 나서는 것이 맞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 의원은 "한국당을 비롯한 범보수세력은 모두 함께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노 저어 탄핵의 강을 건너야 이번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보수 대표들은 만약 2명만 탈 수 있는 배에 3명이 있을 때 누구를 선택해야 할 지의 마지막 '고통스런 결단의 시간'을 준비해야 할 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새보수당 대표단·주요당직자 확대연석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14일 밤 KBS) TV 인터뷰에서 '우리공화당까지 통합할 수 있다'고 했다. 상식적으로 국민 눈에 공화당까지 통합하는 통합이 탄핵의 강을 건너고 극복하는 통합이 되겠나"라며 "상식적인 생각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 누가 한국당이 정말 개혁보수의 길, 진정한 변화와 개혁의 길로 나왔다고 생각하겠느냐"고 황 대표를 비난했다.

이어 자신은 "새집을 짓자고 했다. 당연히 (헌집을) 허물고 새집 주인도 새 사람이 돼야 한다"며 "한국당 중심으로 숫자를 몇 개 가져다 붙이는 통합에 국민들이 정말 새집을 지었다고 생각하겠냐"고 했다. 그는 자신이 내걸었던 이른바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면서 "이번 총선의 진정한 승리를 위해선 보수 전체가 대오각성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새보수당 내에서는 '한국당 해체'까지 바라는 유 의원이 통합논의에 제동을 거는 와중에, 책임대표인 하태경 의원이 통합논의를 지속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출범 협상에 참여했던 정병국 의원은 유 의원의 타협 불가능성을 에둘러 비판하는 등 파열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