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이 가즈오 日共 위원장, “中 완력 사용해 日 실효 지배중인 센카쿠 영해 침범한 것은 유엔 헌장 위배하는 패권주의 행동”

일본 공산당의 제28차 당 대회가 14일부터 개막했다.(사진=일본 공산당 유튜브 공식 채널 업로드 영상 캡처)
일본 공산당의 제28차 당 대회가 14일부터 개막했다.(사진=일본 공산당 유튜브 공식 채널 업로드 영상 캡처)

일본 공산당이 16년만에 강령을 개정하고 중국 공산당의 인권 침해 문제와 패권주의를 정면 비판했다. 일본 공산당은 지난해 11월 ‘홍콩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폭압적인 시위 진압 행태를 맹렬히 비난한 바 있기도 해, 사회주의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문제에 눈감아 온 한국 여당과 좌파 정당들과 큰 대조를 이뤘다.

일본 공산당은 14일부터 제28차 당 대회를 개최하고 당 강령 개정안을 상정했다. 지난 2004년 이래 16년만의 강령 개정이다. 이번에 상정된 개정안에는 중국 등을 염두에 두고 “일부 대국(大國)이 ‘패권주의’와 ‘대국주의’를 강화해 세계 평화와 발전을 거스르고[逆流] 있다”는 비판이 삽입됐다. 한편 “자본주의에서 이탈한 일부 국가에서 ‘시장경제를 통한 사회주의’에 대한 새로운 탐구가 시작되고 있다”고 명기한 부분은 삭제됐다.

이와 관련해 시이 가즈오 일본 공산당 위원장은 당대회 첫째날인 14일 강령 일부 개정안의 보고를 통해 “자본주의 태세와 사회주의를 목표로 하는 태세가 공존하는 종래의 세계정세론(論)을 뒤집고 자본주의의 모순을 정면에서 파악해 그 안에 미래 사회를 향한 전망(展望)을 이끌어내는 식으로 강령을 개조했다”고 평가했다.

이 자리에서 시이 위원장은 특히 중국에 대해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패권주의 행동이 고조되고 있으며 홍콩에서의 인권침해도 심각해지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중국 당국을 강력 규탄하기도 했다. 그는 “2019년 한 해 동안 센카쿠제도(諸島) 주변 영해 침범은 연(延) 1097회 이뤄졌다”며 “2018년과 비교해 1.8배(倍)로 급격히 증가해 사상 최다 회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시이 위원장은 “준(準) 군사조직 지도 아래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 측이 어떤 핑계를 댄다 하더라도 일본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지역에 대해 완력을 사용해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행동을 항시화(恒時化)한 것은 유엔(UN) 헌장이 의무화한 ‘분쟁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 반하는 패권주의적인 행동 그 자체”라고 비판하고 중국 측에 시정(是正)을 요구하는 바라고 밝혔다.

시이 가즈오 일본 공산당 위원장.(사진=일본 공산당)

시이 위원장은 지난해 11월14일 <홍콩에서의 탄압의 즉각 중지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공식 성명을 통해 “비무장한 시위 참가자들을 향한 실탄 발포는 언어도단의 야만적 폭거”라며 한 차례 중국 당국의 폭압적인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대 탄압을 비판한 바 있는 인물이다. 당시 성명에서 시이 위원장은 “홍콩 당국의 탄압은 중국 최고 지도부의 승인과 지도 아래 이뤄지고 있다”며 “그 대응과 행동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엇보다 존중해야 할 사회주의와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2월23일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 인민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홍콩 문제와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의 문제는 모두 ‘중국의 내정 문제’에 해당한다는 중국 측 입장에 동의를 표시한 바 있다. 이어서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문 대통령은 중국이 추진하는 세계 패권전략의 일환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중국과 홍콩 당국이 지난해 6월 이래 지속되고 있는 ‘홍콩 민주화 시위대’에 물리력을 동원해 이를 제압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중국 당국에 항의하고 있음에도 한국의 경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내 좌파 계열 정당들은 중국에 대해 문제 제기조차 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본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정당인 일본 공산당이 중국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한국 정부 여당 및 국내 좌파 정당들과 큰 대조를 이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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