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이 각별히 예우받던 당시 김관진ㆍ김장수 전 국방 검찰 소환

(좌)김영철에게 예우를 갖추는 정부인사, (우)김관진 전 장관 검찰 출석
(좌)김영철에게 예우를 갖추는 정부인사, (우)김관진 전 장관 검찰 출석

 

군(軍)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 의혹을 국방부가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건 축소·은폐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27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김관진 전 장관은 이날 오전 8시 45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조사인력 일부가 수감돼 있어 대단히 가슴이 아프다.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이 언급한 조사인력은 백낙종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과 그 휘하에서 수사본부장, 부본부장을 각각 맡았던 김모 대령, 권모 예비역 중령 등이다. 군 검찰과 서울중앙지검은 이들을 사이버사 수사와 관련해 사건 축소, 진상 은폐 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했다.

앞서 26일 검찰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2014년 세월호 참사의 발생 보고 시각을 조작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로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소환 조사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10월 박근혜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세월호 사고 최초 보고서의 보고 시각을 '4월 16일 오전 9시 30분'에서 '4월 16일 오전 10시'로 수정했다고 밝히면서 김 전 실장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한편 두 전직 안보 수장이 검찰 조사를 받던 26일과 27일,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대남 강경 노선을 주도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만남을 가졌다.

김영철은 김관진 전 장관의 자택이 압수수색을 당한 이틀 뒤 문재인 정부의 환영과 보호 속에 평창을 방문해 올림픽 폐막식을 지켜봤으며, 김 전 장관이 검찰에 피의자 출석으로 출석한 27에는 조명균 통일부장관,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찬을 진행했다.

김관진 전 장관이 국방부 장관을 역임할 당시인 2010년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爆沈)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켰으며, 2014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역임 당시에는 목함지뢰 도발 사건을 일으킨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안보 정책을 주도했던 국방부 장관과 국방-안보를 총괄했던 안보실장 당시 이런 도발에 강력히 대응해 대북(對北) 강경 노선을 이끌었던 인물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한 대응을 주문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고 김정은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6일 김장수 전 실장이 검찰 소환 조사 받을 당시에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직접 김영철을 찾아가 만남을 가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역임했던 김장수 전 실장은 제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차 평양을 방문한 당시 "북측이 NLL을 인정하지 않으면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 바 있으며,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할 때 허리를 숙이지 않아 '꼿꼿장수'란 별명을 갖고 있다.

27일 2박 3일의 일정을 마친 김영철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만족한듯한 표정으로 웃으며 남북출입사무소를 빠져나갔다. 이날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김영철을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배웅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